▲ 송진옥
순천기상대장
서리가 자주 내리는 시기에 접어들었다. 서리는 맑고 바람이 없는 날 밤에 잘 발생한다. 맑은 날 갑자기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면 공기 중의 수증기가 지면이나 물체의 표면에 닿아서 잔 얼음으로 엉긴다. 이를 서리라고 한다. 서리는 남쪽지방보다는 북쪽지방에서, 낮은 지대보다는 높은 지대에서, 해안지방보다는 내륙지방에서 먼저 내리고 더 자주 내린다. 늦가을에 처음 내리는 묽은 서리를 무서리라고 하고, 아주 많이 내리는 서리를 된서리라 한다.

서리는 국지적인 지형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동일시군 내에서도 발생되는 곳이 있고, 그렇지 않는 곳이 있다. 땅이 주위보다 낮아 한랭한 공기가 흐르는 골짜기와 한랭한 공기가 모이는 곳에서 잘 발생된다. 서리가 발생하기 쉬운 일반적인 대기 조건은 저기압이 통과한 이후, 시베리아 찬 대륙고기압이 확장하여 낮 최고기온이 18℃ 아래로 내려갈 때이다. 이후, 밤 9시의 기온이 4℃ 이하로 떨어지고 해가 지고 난 뒤 바람이 없고 한 시간에 0.8℃ 이상씩 기온이 떨어지면 서리가 내릴 수 있다.

서리가 식물에 부착되면 식물을 차갑게 하여 활동을 저하시키는 것 외에 수분이 얼고, 영양분 수송이 막혀 시들게 된다. 서리가 해마다 내리는 지방에서는 서리 내리는 시기에 맞추어 농작물 피해 대책을 세운다. 그렇지만 서리 피해는 우리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시기에 잘 발생한다. 평년의 경우 순천지방의 첫서리 발생일은 10월 28일이나 내륙으로 들어갈수록 이보다 10일 정도 일찍 나타난다. 작년(2012년) 순천지방은 10월 19일, 남원 10월 12일, 여수 12월 13일에 첫서리가 내렸다. 올해(2013년) 벌써 순천지방은 10월 17일에 첫 서리가 내려 평년보다 11일 일찍 관측 되었다. 서리 발생은 기온과 높은 상관관계가 있으므로 기상정보를 접할 때에는 다음날 최저기온을 주의 깊게 듣는 습관이 필요하다.  

서리는 농작물에 큰 피해를 준다.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법에는 지상 부근의 복사냉각을 피하면 된다. 그러기위해서는 찬 공기의 유입을 막는 방법 즉 경사지에는 상도(霜道)에 방상림(防霜林)을 심거나 낮은 울을 만들어 준다. 또, 복사열이 날아가지 않도록 비닐이나 가마니 같은 것으로 덮어주거나 연기를 피우는 방법 등이 있다. 공기를 뒤섞어 지표면 부근의 찬 공기를 제거하기 위하여 송풍기 등을 사용하면 효과적이다. 여러 가지 방법을 작물의 종류, 경지면적, 기상상태에 따라 적당히 이용하면 효과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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