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월드의 위치 조정을 두고 순천시와 의회 의원들의 갈등이 감정싸움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순천시는 지난해 9월 고용노동부가 추진하는 호남권 직업체험센터(일명 잡월드)를 순천에 유치했다. 당시 새누리당 소속 이정현 국회의원이 순천 유치를 위한 물밑 작업을 했다고는 하는데, 형식적으로는 고용노동부의 공모에 순천시와 광주광역시가 신청했다가 순천시에 설치키로 한 것이다.

공모신청 당시 순천시는 남승룡로를 사이에 두고 연향3지구 건너편에 민자기업의 투자를 통해 순천만랜드를 조성할 계획이었다. 그 때문에 잡월드의 위치를 순천만정원과 전라남도교육청의 에코에듀센터(도서관과 컨벤션 시설) 옆으로 설치하면 시너지 효과가 더 큼에도 바로 옆에 잡지 못하고, 1.7km나 떨어진 해룡면 대안마을 앞을 후보지로 선정했다.

그 결과 순천시는 잡월드를 유치했지만, 잡월드 공모신청 과정에 순천만랜드 투자사업은 무산되었다.

이 때문에 순천시의회 임종기 의장과 신민호 운영위원장, 허유인 시의원 등은 잡월드 유치 당시와 상황이 달라졌기 때문에 이제라도 잡월드의 위치를 순천만정원과 에코에듀센터 옆으로 조정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이를 위해 고용노동부까지 직접 방문해 위치 조정을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순천시의회 의원들이 이처럼 뒤늦게라도 잡월드의 위치를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면에는 순천시가 운영비를 모두 부담해야 하는 순천 잡월드의 경우 적자가 날 경우 그 부담을 고스란히 순천시가 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용자들의 이용 편의를 위해서는 수학여행객이 많은 순천만정원과 학생들이 많이 찾을 에코에듀센터와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순천시의회 의원들의 이 같은 움직임에 순천시는 1월 7일(토) 반박 보도자료까지 내며 해당 시의원들을 비난했다. 순천시는 보도자료에 해룡면 청년회 등이 “잡월드 위치변경 음모를 중단하라”거나 “더이상 소모적인 논쟁을 해서는 안된다”는 등의 의견까지 덧붙여 해당 시의원들을 비난했다.

순천시는 “고용노동부는 잡월드의 위치를 바꿀 경우 반납의 사유가 된다고 한다”며 “자칫 시민들의 꿈인 잡월드 건립 무산의 위기가 될 수 있다”고 걱정한다. 더 나아가 올 상반기까지 토지보상을 마무리해야 하는 상황인 만큼 장소를 옮기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잡월드의 위치 변경 문제야 장기 운영계획에 맞춰, 그리고 현실적인 조건을 따져 결정하면 될 일이지만 잡월드 이용자의 편의성 개선을 위한 시의원들의 노력이 그토록 비난받아야 하는 것인지는 동의하기 어렵다.

정작 따져봐야 할 문제는 경기도 성남에 있는 한국잡월드는 연간 100억 원에 달하는 적자를 고용노동부가 부담하는 것과는 달리 순천에 설치할 잡월드는 운영비를 모두 순천시가 부담해야 한다. 수도권에 비해 배후 이용 인구가 더 적은 순천 잡월드로서는 이용자의 편의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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