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요...
안녕하세요? 저는 여고 1학년인 전경아(가명)라고 합니다. 고등학교에 와서는 친구문제 때문에 다른 것은 전혀 신경을 쓰지 못합니다. 중학교에서는 친한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와는 다른 고등학교에 가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 친구와 자연히 멀어지는 느낌이 들고 새로 입학한 고등학교에서는 친구들 사귀기가 무척 힘듭니다. 무엇보다 친구들에게 먼저 말 걸기가 두렵습니다. 요즘 왕따 당하는 친구가 많은데, 이러다가 친구들에게 잘못 보여서 왕따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불안한 마음 때문에 친구들을 거슬리지 않으려고 그냥 하자는 대로 따라 하고 제 생각은 거의 말하지 않습니다. 말할 때도 해야할 말을 미리 생각하고 친구들 반응이 좋으면 계속하고, 그렇지 않으면 그만하게 됩니다. 그리고 혹 반응이 좋지 않으면 그것에 대해서 자꾸 신경이 쓰이고 불안합니다. 친구가 화를 내면 그것이 혹 나 때문이 아닌지 속으로 불안해집니다. 그래서 괜히 그 친구의 눈치를 보고 그 친구에게 잘해 주려고 합니다. 친구들과 부딪히지 않기 위해서 늘 조심하다 보니까 긴장도 되고 힘들어요. 이러니까 학교도 가기 싫고 짜증이 납니다.

이러면 어떨까요
편하게 경아님 마음을 열 수 있는 친구가 없어 많이 외로울 것 같군요. 그리고 다른 것에 신경 쓸 여유도 없을 만큼 힘들기도 하고 우울하기도 한 것 같네요. 경아님의 마음이 충분히 이해가 되고 많은 위로와 용기를 주고 싶네요.

경아님은 친구들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요? 경아님에게 있어 친구들은 어떤 사람입니까? 경아님은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깊고 따뜻한 경험이 많지 않은 것 같네요. 친구들과 관계에서 친밀한 경험이 부족하게 되면 친구들을 신뢰하고 긍정적인 존재로 보기보다는 자신의 행동에 대해서 평가하고 판단하는 존재로 보기 쉬워요. 그래서 친구들에게 먼저 말 걸기가 두렵고 친구들의 반응을 보고 말을 한다거나, 친구들의 반응이 좋지 않으면 신경 쓰이고, 친구 눈치를 보게 되지요. 그리고 경아님 마음과는 상관없이 친구들에게 거슬리지 않으려고 친구들을 따라 하고 친구들이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면 자신에게 뭐라 할까봐 먼저 불안해하지요.

이런 모습들은 친구들을 자신의 행동 특히 자신의 약점이나 실수를 판단하는 사람으로 여기기 때문 아닐까요? 아니면 경아님에 대해서 친구들은 그렇게 민감하지 않은데 경아님만이 생각으로 친구들이 자신을 판단하고 평가할 것이라는 생각으로 불안해할 수도 있구요. 그러므로 친구들에 대해서 자신이 못하는 것을 평가하는 평가자 혹은 판단자로 생각하는 것보다는 친구에 대한 신뢰감과 긍정적인 인식이 필요합니다. 친구들과의 솔직한 대화를 통해서 자신의 생각들이 정말 맞는지를 확인해 보지 않고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계속 믿게 되면 그런 자신의 생각에 빠져 그것이 하나의 사실처럼 받아들이게 되지요.

이런 행동으로 자신을 자꾸 위축시키고 친구와의 갈등을 회피하고자 하면 얼마 동안은 힘겨움을 잊을 수는 있지만 그것이 근본적으로 해결된 것은 아닙니다. 그러므로 힘들기는 하지만 자신을 힘들게 하는 생각을 친구에게 직접 확인해 봄으로서 현실에 대해서 직면하고 객관식으로 검토해 보려고 하는 노력이 필요해요.

친밀한 친구관계는 참으로 아름답지요. 경아님이 친구에 대한 불안과 경계를 버리고 진솔함과 신뢰감으로 다가가서 진정한 친구의 의미를 경험하기를 진심으로 바래요.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경아님 자신에 대한 자신감이예요. 경아님은 이 세상에 단 한명밖에 없는 소중한 존재이거든요. 누군가에 비교해서 위축되어선 안 될 존재이지요. 힘내세요.

조연용 순천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소장
순천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 (국번없이) 1388/www.scyouth1388.or.kr / (061)749-4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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