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경식
순천소방서 소방관

사람들은 겨울이 되면 전기나 가스 요금을 걱정하는데, 소방관들은 화기 사용이 늘어나는 데 따른 화재를 걱정한다. 그래서 소방서들은 매년 11월이 되면 불조심 예방활동에 들어간다. 화기 사용이 많아질수록 화재 발생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날이 건조해지면 산불의 위험도 높아진다.

소방서에서 화재 예방활동을 할 때면 사람들은 “불조심 캠페인, 그거 매년 하는 거 아냐?”라거나 “귀찮아. 나만 잘하면 되지 뭐”, “내 집 내가 지키면 되는데, 무슨 소리가 그렇게 많아?” 등등 무관심한 반응을 많이 보인다. 하지만 화재가 나면 자신의 재산과 생명만 피해를 입는 게 아니다. 화재가 나서 내 집만 태우다 꺼지면 다행이지만 대부분 옆집으로 번지게 되어 피해를 확산한다. 또, 가장 중요한 사람의 생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화상은 심한 경우 피부 이식수술을 여러 번 해도 완쾌가 되지 않는 심각한 상태를 초래한다. 만약 학생들이 화상을 입는다면 평생 지울 수 없는 상처로 남게 될 수 있는데, 귀찮다고 방심해야 될 일인가? 그래서 화재 예방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필자와 화재에 대해 한번이라도 이야기를 나눠 본 지인들은 다시 화재에 관련된 이야기를 하면 손사래를 친다. 귀찮지만 한 번 더 강조하다 보니 귀찮아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그 사람을 다시 만나더라도 화재의 위험성을 이야기 할 것이다. 최소한 내 주변이라도 화재에 대해 안전하다는 생각이 들 때까지, 화재 예방의 중요성, 화재의 위험성을 모든 사람이 인식하게 될 때까지 계속할 것이다.

인터넷에 ‘초등학교 불조심 포스터’를 검색해보면 재미난 포스터가 있다. 어른들의 생각이 아니라 어린 학생의 시선으로 본 화재의 위험을 잘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학생들의 경우에는 학교에서 체계화 된 교육 프로그램에 따라 주기적으로 화재 예방 교육을 받아 실천하고 있다. 어른들보다 안전에 대한 관심이 더 크다는 것이다.
 

 


‘외치지 않으면 잊혀진다’라는 말이 있다. 화재의 위험에 대해서 모르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렇지만 조금만 방심하면 나에게도 큰 아픔을 주는 것이 화재이다.

누구라도 자신의 집에 화재가 나기를 원하는 사람은 없다. 그럼 무엇을 조심해야 할까? 가장 먼저 할 것은 역시 불조심이다. 전기 안전, 가스 안전, 불장난 금지 등 가장 기본적인 것을 지킬 때 화재로부터 안전해진다.

불조심을 누가 해야 할까? 할아버지, 할머니, 아빠, 엄마 일까? 아파트의 경비원일까? 소방서에 근무하는 소방관일까? 정답은 그 모두이다. 내 집의 화재는 내가 예방하는 것이지 남이 해주지 않는다. 이것을 알고 있어야 화재를 예방하게 된다.

소방서에서도 모든 시민이 화재로부터 각자 자신의 집을 지키도록 홍보하고, 화재가 발생한 후에는 조금이라도 빨리, 조금이라도 적게, 조금이라도 다치는 사람이 없도록 현장활동을 한다.

일상에서 배운 것을 실천할 때 삶은 가장 빛난다. 언론에 보도된 기사 하나를 소개하고 싶다. ‘현직 소방관의 아들, 가정집 화재 막았다(2013년 5월 1일, 충북일보)’는 보도이다. 어린 학생이지만 평소 보고 듣고 배운대로 행동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일깨워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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