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요가 수행자의 결혼과 이혼

삶의 목적은 무엇일까요? 우리의 주인공 김민우와 함께 인도 요가 스승들의 답을 들어 볼까요?

 

 

▲ 장용창

리시케시의 락시미 아쉬람에서 김민우가 두번째로 만난 사람은 그리스 크레타 섬에서 온 아테나였다. 락시미 아쉬람은 옥상이 좋았다. 햇볕을 훤하게 받았고, 아래로부터 자라는 커다란 바니얀(Banyan) 나무의 흔들리는 하트 모양의 잎이 손에 닿는 곳이었다. 아쉬람에 머무는 외국인 수행객들이 요가 매트를 깔고 이 옥상에서 요가 아사나를 하는 모습이 자주 보였다. 김민우도 이곳에서 명상을 한답시고 앉아 있었는데, 두 사람이 안마를 하는 모습이 보였다. 옷을 입고 하는 걸 보니 인도의 아유르베다식 안마는 아니었다.

 

“안마 실습하시나봐요? 제가 지금 안마를 배우고 있는데, 혹시 구경해도 될까요?” 김민우가 물었다. “구경만 하지 말고 그냥 지금 같이 배워봐요.” 가벼운 대답이 돌아왔다. 가르쳐주던 사람은 미국 출신 무용 선생이었는데, 이것이 스웨덴식 안마라고 했다. 스웨덴식 안마는 몸의 움직임을 중요시했다. “안마를 받는 사람은 아기가 되었다고 상상하고, 안마를 하는 사람은 엄마가 되었다고 상상해보세요. 안마를 하는 사람도 전혀 힘들지 않아요. 안마는 에너지의 평등한 나눔이예요.” 안마 선생은 이렇게 말하면서 누워 있는 김민우의 두 다리를 들어 흔들었다. 웃음이 절로 나와서 김민우는 크게 웃었다. 제주도의 흔들리는 애기 구덕에 누워 있는 것처럼 부드러운 리듬이었다. “바로 그거예요. 재미 있죠?” 안마 선생이 말했다.

안마를 받으면서 배우던 사람이 바로 그리스에서 온 아테나였다. 이후 김민우는 아테나와 옥상에서 안마를 서로 해주면서 서로가 알고 있는 안마 기술들을 교환하기 시작했다. 김민우는 자기가 제주도 요가원에서 배운 지압 마사지 기술을 기억해냈다. 기름을 쓰는 아유르베다식 마사지, 몸의 움직임을 중요시하는 스웨덴식 마사지와 더불어, 지압 마사지는 세 가지 중요한 마사지 방법 중 하나였다. 아테나와 함께 여러 가지 실습을 해가면서 몸에 대해 더 배우고 안마 기술을 익혀 나갔다.

아테나는 안마보다 더 중요한 기술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녀는 레이키(靈氣) 마스터였다. ㄹ1865년에 태어난 일본인 우수이 미카오 선생이 티벳 불교식 수련을 하다가 창시한 방법이다. 아테나가 레이키 얘기를 했을 때, 김민우가 배우고 싶다고 했다. “나한테 레이키를 받으려면 니가 돈을 내야 돼. 돈도 마찬가지로 에너지의 평등한 나눔을 위해서 받는 거야.” 김민우는 동의했고, 아테나의 방에서 저녁 식사 후에 레이키 실습을 했다.

레이키의 첫 단계는 기도이다. 레이키를 받는 사람이 눈을 감고 누워 있으면, 레이키를 주는 사람은 곁에 앉은 채로 두 손을 들어 하느님께 치유의 에너지와 연결될 수 있게 도와달라고 기도한다.

둘째 단계는 스캐닝이라고 불렀다. 레이키를 두는 사람이 받는 사람의 몸에서 손가락 한 마디 정도의 간격을 띄우고 머리에서 발끝까지 두 손으로 천천히 내려간다. 김민우는 아테나의 손이 자기 몸에 닿지도 않았고, 자기는 눈을 감고 있었지만, 그 손이 어디 있는지 쉽게 알 수 있었다. 마치 적외선 난로가 돌아갈 때 따뜻한 기운이 느껴지는 것과 같았다. 아테나의 두 손이 김민우의 가슴에서 배로 내려 갈 때쯤 김민우는 자기 몸에 있던 묵직한 무언가가 쑤욱 하고 내려가는 것을 느꼈다. “헉, 이게 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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