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요가 수행자의 결혼과 이혼

삶의 목적은 무엇일까요? 우리의 주인공 김민우와 함께 인도 요가 스승들의 답을 들어 볼까요?

 

 

▲ 장용창

첫번째 마사지 실습 대상인 그녀를 만나러 가기 전에 김민우는 기도를 했다. ‘전능하신 하느님. 저는 여기 인도에 요가를 배우러 왔습니다. 삶의 목적을 찾으러 왔습니다. 한국엔 저를 기다리는 애인도 있습니다. 저에게 마사지를 받겠다고 찾아오는 사람들은 분명 몸의 고통을 덜려고 올 것입니다. 제가 그들의 고통을 덜어주는 데만 전념할 수 있도록, 성적인 생각은 손톱만큼도 나지 않도록 저를 보살펴 주십시오.’

 

기름을 몸에 바르는 아유르베다 마사지는 한국식 지압 마사지에 비해 불편한 점이 많긴 했다. 마사지를 하고 나면 침대와 침대 깔개 등에 온통 기름이 묻기 때문에 마사지 전용 침대를 써야 했다. 또한 마사지가 끝나고 나서 옷을 입으면 그 옷에도 온통 기름이 묻기 쉬웠다. 특히 옷을 벗어야 하기 때문에 마사지를 하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이 서로 부끄럽다는 것이 가장 불편한 점이었다. 하지만, 마치 한의학에서 여러 약초들이 다양한 약효를 내는 것처럼 아유르베다에서 사용하는, 여러 종류의 식물로 만든 여러 종류의 기름들이 각기 다른 효과를 주었다. 그래서 기름이야말로 아유르베다 마사지에서 핵심적이다.

스웨덴에서 아이들에게 무용을 가르친다는 여성에게 마사지를 다해주고 나서 김민우는 무척 기뻤다. 젊은 여인의 벗은 몸을 보면서도 전혀 성욕이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비결은 그녀의 고통과 연결되는 것이었다. 마사지하는 내내 어디가 아픈지, 어떤 고통들이 있었는지를 묻고 그에 따라 마사지를 달리 했다. 아바타 코스에서 쓰는 자비심 연습의 문구처럼 ‘이 사람도 나와 똑같이 고통을 피해보려고 한다’는 사실이 절실히 떠올라, 상대방을 그저 고통을 겪는 인간으로 볼 수 있었다. 기도를 들어주신 하느님께 감사를 올렸다. 그녀는 말했다. ‘고통이 다 사라지는 것 같아요. 천국에 온 것처럼 이완되고 행복해요.’

“미친 놈처럼 힘이 센데다 칼까지 들었구만. 그 칼 잘 써야겠어.” 제주시 남문통 뒷골목 현대철학관의 점쟁이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당신한테는 괴강살이랑 양인살이 아주 강해. 괴강살은 괴이하게 강하다는 거고, 양인살은 칼을 들었다는 거지. 당신 공부 잘 하지? 체격을 보니 몸싸움을 잘 할 것 같진 않고, 남의 잘못을 잘 찾아내는 비상한 머리를 가졌구만. 거기다가 칼까지 들었으니. 아이구 무서워라.”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점쟁이는 남에게 봉사를 하라고 조언했다. 괴강살의 괴이한 힘과 양인살의 날카로운 칼을 잘만 쓰면 남을 치유하는 데 쓸 수도 있다는 거였다. 그래서 훌륭한 의사들 중엔 양인살을 가진 사람들이 많은데, 수술칼로 사람을 살리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자기는 이미 의사가 되기엔 글러먹은 나이라, 어찌 할 바를 모르고 있었다.

김민우는 이제야 자신에 대한 사주풀이를 이해할 것 같았다. 자신에겐 진실을 알아보는 통찰력과 다른 사람을 치유하는 치유의 능력이 있었다. ‘지금까지 나와 논쟁을 했던 사람들이 내 비판을 듣고 몹시 힘들었던 이유는 내 비판이 칼처럼 날카롭기 때문이었다. 앞으로는 남을 치유하는 목적으로 내 운명의 칼을 쓰리라.’ 스웨덴에서 온 아름다운 무용 선생을 마사지하고 나서 김민우는 자기가 성욕을 극복할 수 있다는 사실과, 그의 손에 달린 치유의 힘이 큼을 깨닫고 기뻤다. 의사가 아니고서도 남을 치유할 방법은 이렇게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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