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특집-순천의 꿈나무들(2)



순천시 월등면 대평리에 월등초등학교가 있다. 전교생 23명인 조용한 시골학교. 겉모습과는 달리 매일매일 왁자지껄 활기 넘치고 행복한 그곳의 이야기를 솔찬이에게 들어보았다. 6학년 류솔찬은 월등초등학교가 얼마나 좋은 곳인지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어 했다.

다른 어느 것보다 학교이야기만 나오면 힘이 넘치고 당당한 솔찬이!
모교를 이렇게 사랑하고 아껴주는 초등학생이 또 어디에 있을까 싶다.

▶ 월등초등학교는 어떤 학교야?
학생이 선생님과 잘 어울리는 곳이에요. 잘 어울린다는 것은 학생 수가 적다보니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서 모두 잘 알고 친하다는 거죠. 그리고 학교 행사에 부모님과 마을 어른들이 함께 참여 하는 것이 정말 즐거워요. 운동회를 할 때는 어른 들이 더 즐거워 하세요. 학교 행사가 있는 날은 마을 잔치가 열리는 날이에요.

▲ 마을 잔치가 되는 학교운동회 - 부모님과 마을 어른들이 더 즐거워하신다.

▶ 도시에 있는 학교와 다른 점이 있다면?
시내 학교를 다니는 친구들을 보면 학원을 다니다가 하루가 끝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친구들은 학교를 좋아하지 않는 것 같아요. 친구들은 항상 힘들다, 놀고 싶다고 이야기해요. 그런데 우리 학교는 학생들이 학교를 모두 좋아해요. 학원을 다니지 않아도 모든 과목을 선생님께서 꼼꼼하게 지도해주시기 때문에 잘 할 수 있고 재미있어요. 어쩌다 결석을 해도 선생님께서 개별학습을 도와주시니까 걱정이 없어요.

▲ 우리 반은 1등부터 3등까지 밖에 없어요.
▲ 영어 암송대회 - 학생 수가 적기 때문에 누구나 상을 받는다. 학습에 대한 스트레스가 적고 자신감이 길러진다.

▶ 솔찬이는 동외동에 살고 있는데, 학교가 멀지않아?
우리 집에서 순천의료원까지 아빠가 차로 데려다 주시면, 그곳에서 30번 시내버스를 타고 월등면사무소까지 가요. 거기서 2분만 걸으면 학교에요. 처음에는 조금 힘들었지만 이제는 습관이 되어서 엄청 쉬운 일이에요. 제가 6학년이라서 한 학기만 다니면 곧 졸업인데도 제 친구에게 전학해서 같이 다니자고 말했어요. 내년에 입학할 동생들이 있다면 우리 학교에 오라고 꼭 알려주고 싶어요.

▶ 중학교는 어디로 입학할 계획이야?
월등초등학교와 가까운 월전중학교에 가고 싶어요. 공부보다 학교생활을 즐겁게 하는 것이 중요하니까 저는 시골학교를 선택했어요. 여기서는 계절이 변하는 것 농작물이 익어가는 것을 다 보고 느낄 수 있어서 좋아요.

▶ 혹시 인터넷게임도 해?
그럼요. 요즘에 제 또래 친구들이 하는 게임은 저도 다 좋아해요. 엄마가 아시면 혼낼 수도 있지만, 집에서 컴퓨터로 할 때도 있고 가끔 아빠에게 칭찬 받을 일이 생기면 포상금을 받아 PC방에 가기도 해요.

▶ 솔찬이는 나중에 어떤 어른이 되고 싶어?
저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이 재미있을 것 같아요. 우리학교 선생님들처럼 학생들과 운동도 하고 공부도 하는 친구 같은 선생님이 되고 싶어요.

▲ 월등초등학교 전교생의 모내기 체험 - 백번의 인터넷 검색보다 정확한 체험

집 근처에 있는 학교를 마다하고 시골학교를 다니는 솔찬이가 좀 특별한 아이일거라는 예상과 달리 게임도 좋아하고, 엄마를 정말 사랑한다는 평범한 6학년 남자 아이였다. 그래서인지 솔찬이 이야기를 듣는 내내 미소가 절로 지어지며 얼굴이 환해질 수밖에 없었다.

선생님을 존경하고 친구를 아껴주며 학교를 지키고 싶어 하는 동화책에서나 보아왔던 따뜻한 이야기가 월등초등학교에서는 일상이라는 것이 부러웠다.

솔찬아 월등초등학교에 동생들이 많이 입학해서 지금처럼 선생님과 학생들 모두 행복한 모습 변하지 않도록 함께 지켜내고 노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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