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순천시에서 특혜성 수의계약 의혹이 잇따르고 있다. 더 놀라운 것은 금액도 수십 억대에 이를 뿐만 아니라 그 방법도 무식하리만큼 과감하다는 데 있다.

지방자치제가 부활한 이후 순천시의 민선 시장들은 각종 공사나 물품구매와 관련한 계약행정의 부조리 때문에 말썽이 되곤 했다. 역대 두 명의 시장이 그 같은 일에 직접 연루되어 구속된 전력이 있으니 시민들의 염려를 이해하고도 남는다.

이 때문에 순천시는 그동안 계약행정의 투명성과 객관성 확보를 위해 다른 여느 지방자치단체보다 더 강도 높은 제도 개선과 대책을 마련해 왔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수의계약 한도를 법률에서 정한 기준보다 대폭 낮춘 것이다. 법률에 7000만 원 이하만 수의계약을 할 수 있을 때도 순천시는 한 때 500만 원 이하만 수의계약을 하도록 했다. 그런데 노관규 시장 때 2000만 원으로 상향하여 지금도 시행하고 있다.

수의계약은 업체 간 경쟁을 시키지 않고, 발주부서나 계약부서에서 특정업체를 선정해 공사나 용역, 물품 구매 계약을 하는 방식이다. 아직도 사기업체 간 거래보다 공공기관 계약이 더 많은 이윤을 남길 수 있는 것을 감안하면 공공기관의 수의계약을 수주하기 위한 업체들의 경쟁도 치열할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순천시의 특혜성 수의계약 문제가 잇따라 불거지면서 순천시의 계약행정에 대해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

맑은물관리센터에서 17억 원에 달하는 관급자재를 특정업체에 수의계약으로 몰아줬다가 언론보도로 들통이 났고, 전라남도 감사를 통해 특혜성 불법 수의계약이었음이 확인되었다. 더 가관인 것은 전라남도 감사에서 애초 총 구매 물량이 41억 원에 달하는 것을 쪼개어 모두 수의계약으로 특정업체에 몰아주려 한 사실도 드러났다. 이 같은 사실이 드러나자 순천시가 직접 사과문을 내며 수습에 나섰지만 담당 6급 공무원 한 명에게 책임을 씌워 꼬리 자르기 하려 한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팔마테니스장의 지붕공사를 하려 하면서 35억 대의 자재를 특정업체에 수의계약 하려다 말썽을 빚고 있다. 경쟁업체의 이의 제기가 이어지자 수의계약 하려던 것을 뒤늦게 제한 경쟁입찰로 변경한다고 하는데, 관련 업계에서는 아직까지 의혹의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시장과 가까운 특정인사가 해당 수의계약 건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특혜성 수의계약이 문제가 되는 것은 특혜를 받은 업체의 대가성 뇌물 제공과 이로 인한 공사의 품질 저하나 납품하는 물품의 질 저하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최근의 순천시 계약행정을 보면 이미 위험 수위를 넘어섰다는 평가이다. 계약 금액이 수십억 대에 이르는 특혜성 수의계약 건이 잇따라 불거지고 있는 것을 보면 시정 감시나 견제의 시선을 그만큼 의식하지 않고 있다는 반증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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