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어린배움터 학교설명회


사랑어린배움터 = 함께 어울려 놀면서 크는 집

함    께 -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소외되거나 따돌림 받는 사람이 없는
어울려 -  세상 만물이 한 몸이라는 것을 깨닫고, 내 중심이 아니라 다른
                 이들에게 어울려 주는 것을 배우는
놀면서 -  재미있게 놀이하면서 사회생활을 하는 법, 난관에 부딪쳤을 때
                 뚫고 나가는 법, 공동의 문제를 푸는 방법들을 배우는
크는 집 -  아이들과 어른 모두 성장하는 집

지난 6월 11일 사랑어린학교에서 신입생 모집을 위한 학교설명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사랑어린학교 초등과 중등과정 9년을 졸업한 뒤 산마을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김현수 군이 함께했다. 김현수 군은 설명회를 찾은 학부모들이 궁금해 하는 것에 답변했다.

먼저 현수가 학교를 통해 배운 이야기를 꺼냈다. “이곳에서 배운 것을 딱 하나만 든다면 생각하는 법이에요. 하루에 30분 이상은 걷는데, 걷고 마음 모으는 습관을 가지며 내가 스스로 생각하는 법을 배운 것이 큰 자산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현수는 걷다보면 차를 타면서 볼 수 없는 것들을 보고, 들판이 사시사철 바뀌는 것을 볼 수 있어 참 좋다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처음에는 걸을 때마다 매일 보던 것이어서  “내가 왜 여기에 있지?”, “여기서 뭐하는 거지?”, “난 누굴까?” 등의 고민을 많이 했다고 한다. 그것이 자산이 되었고 배움지기(교사)들과 같이 이야기하다 보면 어쩌다 툭 한번 던지는 사소한 말 “오늘을 살아보자” 이런 말이 고등학교에서도 순간순간 떠오른다. “어~ 오늘을 살면 좋네! 오늘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는 것이다.

▶ 이곳에서 9년을 살면서 친구들하고 지낼 때 싸우거나 친구들이 밉거나 그런 적이 있었나요?

9년 동안 친구들이랑 많이 싸웠어요. 사람이 계속 붙어있다 보면 서로의 단점도 발견하게 되고 싸우게 되는 것 같은데, 어떻게 해결한지도 모르게 해결이 된 것 같아요. 친구들이 싫어도 같이 놀 사람이 없으니까 같이 놀게 되고, 놀게 되니까 이 친구 좀 좋은 친구였는데 내가 잘못 봤구나, 이런 생각도 드는 것 같아요. 제가 여기가 좋았던 이유 중에 하나가 진짜 가족 같은 친구들 5명을 만난 것이고, 그것이 큰 자산인 것 같아요.

▲ 사랑어린학교 초등과 중등과정 9년을 졸업한 뒤 산마을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김현수 군이 설명회를 찾은 학부모들이 궁금해 하는 것에 답변하고 있다.

▶ 혹시 일반학교를 가지 않은 것에 대한 후회나 아쉬움이 없나요?

일반학교 갔으면 공부를 좀 더 잘 했겠다는 생각이 잠깐 들었는데, 그래도 후회하지 않아요. 저는 조금 날카로운 성격이었다고 생각했는데, 사랑어린학교를 다니면서 좀 둥글둥글하게 다듬어졌다는 생각이 들어요. 공부도 사실 이만큼 할 수 있었던 게, 어쩌면 “공부가 무엇일까”, “그럼 난 왜 공부를 하지?”와 같은 생각을 한번이라도 해봤기 때문에 조금 더 즐겁게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선생님들이 말씀해주신 “오늘 하루를 살자” 이런 말이 저의 마음속에 많이 남아있는 것 같은데, 이게 없었더라면 지금 이만큼 제가 행복할지는 모르겠어요.

▶ 대학을 진학할 생각이 있는 건가요?


▶ 어떻게? 검정고시를 보고?

제가 다니는 산마을고등학교는 인가된 학교라서 수능을 봐서 대학을 갈 생각이에요.


▶ 앞으로 뭘 하고 싶은지 궁금한데?

국어국문학과에 진학하고 싶어서 준비중이예요.


▶ 그럼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요?

어려운 질문 같은데, 저는 늘 바뀌는 것 같아요. 요즘 들어 약간 숭고한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 생각을 몸으로 실천하면서 살면 멋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어요.

▲ 지난 6월 11일 사랑어린학교에서 신입생 모집을 위한 학교설명회가 열렸다.

▶ 3년의 고등학교를 지내고 대학에 들어간다면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학교로 들어가는 건데 거기에 대한 준비라든가, 또 대처 할 수 있다는 방법이 있다면?

제가 사랑어린학교에서 가장 크게 배운 것이 스스로 생각하는 것이에요. 요즘 들어서 드는 생각은 뿌리가 있으면, 그 어디로 가도 그냥 내가 나 자체로 뿌리를 잡고 있으면 상관없단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산마을 고등학교에서 많이 느꼈는데 어딜 가든 그 사람의 행동하는 모습에 따라 그 친구의 행동이 바뀐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장소가 어디든 간에 내가 어떻게 행동 하는가, 내 뿌리를 어떻게 잡고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현수군은 학교 다닐 때 갈등 같은 건 없었나요?


엄청 많았어요. 엄마한테 많이 울고 떼쓰고 해서 학교 가기 싫다고 일반학교 보내 달라는 얘기를 많이 했는데, 부모님이 한 일 년만 다녀보자고 하는데 알고 보니 그게 속셈이 있더라고요. 저는 부모님이 여기로 이끌어 주신 것에 감사하다는 마음이 들어요. 6학년 때 제가 다 컸다고 생각을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까 다 안 컸더라고요. 지금도 아직 제가 덜 컸잖아요? 그래서 중학교를 선택 할 때든 고등학교를 선택할 때든 부모님의 도움을 받아 같이 결정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 고등학교에 입학했을 때 일반학교에서 온 친구들과 차이가 있었다면 무엇이죠?


제가 많은 친구를 만난 게 아니라서 잘 모르겠어요. 그 친구들이 일부분이잖아요. 전 차이를 크게 느끼지 못했어요. 다 좋은 친구들이다 생각을 했는데 저는 그래도 저 스스로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아까 말한 것처럼 “오늘 여기를 살자” 그리고 “밥을 스스로 지어 보면서 밥이 진짜 중요하구나” 하는 거에요. 사랑어린학교 친구들을 만나면 30분 거리는 그냥 걸어 다니거든요. 한 시간 거리도 그냥 걸어가는데, 산마을 친구들에게 좀 걸어가자고 하면, “버스타자. 다리 아프잖아” 그러거든요, 좀 사소한 차이 인 것 같아요.


▶ 청소년으로서 기성세대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공부 좀 많이 하셔야 할 것 같아요.


정리: 사랑어린학교 졸업생 김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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