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천에서 궁항마을 해변을 돌아 걸었다.

마을 끝에서 길은 끊기지만
우리의 걸음은 결코 멈출 수 없다.
저 너머에 또다른 마을이 있고
우리와 비슷한 삶을 지키는 사람이 있기에.

길 아닌 길은
약간의 흥분과 가벼운 긴장을 준다.

밀려오는 물결은 돌아올 때를 기다려주지 않고
바위를 뚫는 소나무 뿌리는 쉼 없이 아래로 내려뻗는다.
사람 곁을 떠난 제비는 바닷물 위를 멈추지 않고 날며
통통한 물고기의 솟구침은 특별한 때를 가리지 않는다.
휘감는 장미는 비파나무를 가만히 두지 않고
심고 기르기를 쉬지 않는 노부부는 새벽을 기른다.

자연은 그렇게 흐르고
사람은 그 위를 걷는다.

쉬지않고 묵묵히

글/ 사진: 이정우
2016. 06. 11(토)

 

- 새벽을 걷는 사람들 -

순천언론협동조합 조합원들의 소모임으로
매주 토요일 순천만을 중심으로
바다와 산을 따라 새벽을 걸어 하늘을 닮고픈 사람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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