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김태옥의 포텐(터지는) 스피치


잘 하던 사람도 많은 사람이 지켜볼 때 실수를 자주하는 사람이 있다.
다른 사람을 지나치게 의식하기 때문이다.

 

▲ 김태옥
소통테이너.
김태옥스피치센터
대표


재미있는 우화 한 편을 소개한다.

어느 날 여우가 지네를 만났다. 여우는 심심풀이로 지네를 골려 먹기로 작정했다.

“지네야, 너는 발이 그렇게 많은데 어떻게 엉키지 않고 잘 걸어가니? 어느 발부터 먼저 움직이는 거야? 순서가 어떻게 돼?”

지네는 태어나서 그런 질문을 받아본 것은 처음이었다. 대답을 하려고 했지만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지네는 발을 보면서 순서를 찾아보려고 했다. 그 순간, 지네의 발이 엉키기 시작했다. 갑자기 어떻게 걸어야 할지를 잊어버린 것처럼 자연스럽게 걸으려고 하면 할수록 발이 점점 더 엉켜버리는 것이었다.

우리의 행동도 지네와 다르지 않다. 인간의 생각은 늘 근육에 저장된다. 근육은 하드디스크나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근육은 수천 수만 번 되풀이해서 가르쳐 줘야 비로소 기억한다.

운동기술을 처음 익힐 때는 좌뇌가 작용한다. 좌뇌는 동작을 이해하고 분석한 뒤 근육에 알게 모르게 그 기억을 저장한다. 물론 그러기 위해선 피나는 반복훈련이 필요하다.

프로 스포츠 선수들은 아무 생각 없이 플레이할 수 있을 때까지 운동기술을 몸에 익힌다. 그들은 ‘무의식 본능’으로 플레이를 펼친다. 우뇌를 쓴다. 우뇌는 근육에 기억된 기술을 직감적으로 자연스럽게 펼친다. 그 순간의 몸짓은 정말 아름답다. 군더더기가 하나도 없다. 받아들이고 반응하고 행동하는 모든 것이 무의식 본능에서 이뤄지기 때문이다.
노벨상 수상자 로저 스페리 박사는 ‘침묵의 두뇌’로 불리어 온 좌뇌와 우뇌의 기능을 최초로 밝힌 사람이다. 그의 실험 결과 좌뇌는 논리를, 우뇌는 직관을 담당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발표할 때 자기 스스로 자주 피드백을 한다는 것은 좌뇌 중심적인 생활의 결과이다. 좌뇌는 경험을 정보로 하여 활동하는데, 과거에 발표하면서 실수한 적이 있다면, 그것을 좌뇌에서 받아들여 입력하게 된다. 이것이 반복적인 상황에서도 긴장을 하게 되는 큰 원인이다.

따라서 우뇌를 활성화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때에 따라 좌뇌를 활용하지 않는 것이며, 그것은 바로 자신에게 들려주는 다음의 말 한 마디이다.

“못난 면도 보여주자!”

‘못난 면도 보여주자’는 마음을 먹으면 두 가지 좋은 일이 생긴다. 마음이 편한 상태가 되므로 정신적인 에너지가 세 배 이상 강해져 창조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 또 내가 먼저 마음의 가림막을 내리고 노출시킴으로써 청중과의 감성적 교감이 가능해지기도 한다.

완벽한 사람은 이 세상에 없다. 잘 숨기는 사람만 있을 뿐이다. 그러니 본인의 단점을 너무 미워하지 말고 나의 일부로 받아들여보라. 받아들이면 단점이 이상하게 힘을 못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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