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6일과 7일 이틀 동안 순천문화예술회관에서 열렸던 공연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공연 주관단체 대표가 순천시청을 출입하는 한 방송사 기자의 부인이라는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순천시가 공연을 주최하고, 공연 주관단체가 모두 6100만 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모두 네 차례 공연을 했다. 한쪽에서는 순천시청을 출입하는 방송사 기자의 영향력을 고려하여 순천시가 공연을 지원하게 된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새로운 관언유착의 사례라는 지적이다. 지자체는 기자의 영향력을 업어 비판을 피하고, 기자는 언론사의 영향력을 바탕으로 이득을 취하는 방식 아니냐는 지적이다.

순천시청 출입기자 부인이 대표인 단체에서 막대한 예산을 지원받아 열었다는 이번 공연의 개최 배경이 궁금해 순천시 문화예술회관의 담당자를 만나봤다. 순천시 관계자는 “이번 공연 주관단체 대표가 순천시청 출입기자의 부인인 것은 뒤늦게 알았다”고 말한 뒤 “해당 단체가 지난해 전국무용제에 출전해 은상을 받은 전력이 있어 올해 1월 에 그 때의 작품으로 문화예술회관연합회의 공연 공모에 응모해 보자고 제안했는데, 당선되어 공연을 하게 된 것”이라고 순천시청 출입기자와의 연관성을 부인했다.

당시 공모 때 국비 4000만 원, 시비 2100만 원을 지원해 네 차례의 공연을 하는 것으로 신청했는데, 국비 지원액이 3600만 원으로 삭감되어 시비 부담액을 2100만 원을 2500만 원으로 늘려 6100만 원의 예산으로 공연을 하게 되었다는 설명이다. 시비를 함께 부담하려면 예산은 어떻게 확보했느냐는 질문에는 “연간 2억 8000만 원의 공연 포괄예산을 편성하는데, 그 예산에서 시비 부담액을 집행했다”고 한다.

이번 공연은 주최가 순천시이기 때문에 예산도 직접 집행했다고 말했다. 전체 6100만 원의 공연예산 중 인건비가 4200만 원으로 대부분이고, 홍보비와 의상비 등으로 집행한다는 것이다.

최근에 일부 언론사 기자들이 본연의 업무인 취재나 기사 작성보다는 소속 언론사의 광고나 사업 영업에 치중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권력이나 사주의 이익을 위해 양심을 팔아먹는다는 평가를 받는 기자도 적지가 않다. 오죽하면 기자와 쓰레기의 합성어라는 ‘기레기’라는 신조어가 생겼겠나 싶어 쓴웃음이 난다. 

우리나라의 주요 언론기관단체에서 공동으로 채택한 신문윤리실천요강에 따르면 언론인은 어떠한 정치권력이라도 언론에 가하는 부당한 압력과 청탁을 거부해야 하고, 언론은 부당한 영향력 행사나 기자의 광고․판매․보급행위 금지 등 공인으로서의 품위를 지키도록 요구하고 있다.

언론인이 사회적 공기로서의 품위를 잃고 있지는 않는지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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