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경식
순천소방서 소방관
불은 좋은 불과 나쁜 불로 나눌 수 있다. 좋은 불은 음식을 조리할 때와 같이 사람의 삶에 도움이 되는 일체의 연소 작용을 말한다. 반대로 나쁜 불은 인명이나 재산 피해를 가져오는 통제되지 않는 연소 작용을 말한다.

좋은 불인지 나쁜 불인지 구분하는 것은 연소가 모두 끝난 뒤의 결과로 구분할 수 있다. 좋은 불이라고 생각했지만 작업 환경이나 다루는 사람의 실수에 의해 나쁜 불로 돌변할 수도 있다. 즉, 불은 이로움과 해로움을 동시에 줄 수 있기 때문에 불 앞에서는 항상 조심하고 긴장을 해야 한다.

화재 발생의 3요소는 산소(공기), 가연물, 점화원(불꽃. 스파크)이다. 좀 더 크게 확대하여 연쇄반응을 포함해 4요소라고 하기도 한다. 3요소에서 하나라도 없으면 화재는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화재 발생의 3요소 중 하나를 제거하는 것이 화재 진압이다. 화재 진압은 일반 시민이 하기가 어렵기에 소방관이나 장비를 동원하여 진압한다.

보통 사람이 화재를 진압할 수 있을까? 먼저, 산소를 없애거나 줄이는 방법이다. 산소는 공기 중에 약 21%가 존재하며, 특수한 몇 지역을 제외하면 어디에나 있다. 즉, 산소를 제거하는 것은 보통사람에게 쉽지 않은 일이다. 둘째, 가연물이나 점화원인 불씨를 없애는 방법이다. 가연물의 종류는 불에 타는 모든 것이 해당하는데,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종이, 박스, 나무, 볏집, 고무 제품, 플라스틱 제품, 섬유류, 석유류, LPG 등이 있다. 불이 붙어 있는 가연물을 옮기거나 제거하는 것은 뜨거운 열기로 인하여 화상을 입을 수 있고, 심각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어 어렵다.

셋째, 연쇄반응을 억제하는 방법이다. 화재는 처음에는 작게 시작했다가 대류, 복사 등의 화학적인 반응으로 대규모로 진행된다. 시간에 정비례하는 것이 아니라 2배 이상 기하급수적인 상태로 확산된다. 이런 연쇄반응을 억제하는 것은 부촉매 효과를 내는 소화약제를 사용한다. 이 또한 일반 시민이 하기는 쉽지 않다.

화재의 3요소 중 그 어느 하나도 보통사람이 제거하기에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럼 생각을 바꿔 보통사람이 화재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첫째, 산소는 보통사람이 통제하기 어려운 만큼 공기 중 산소 농도가 21%를 넘는 작업 환경에서는 난연성 물질이나 불연성 물질도 가연성으로 변화하거나 폭발할 수 있으므로 산소를 다룰 때 항상 주의해야 한다.
 
둘째, 가연물을 화재 위험으로부터 벗어나게 하는 것이다. 화기를 취급하는 곳에 가연물을 방치할 경우 화재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지정된 장소에 보관하고, 인화성 액체인 석유류나 LPG와 같은 것을 취급할 때 안전관리 지침을 따라야 한다.

셋째, 불꽃이나 스파크 같은 점화원을 관리하는 방법이다. 누구라도 지정된 장소가 아닌 곳에서는 모닥불이나 불장난을 하면 안된다. 그리고 화재 발생 빈도가 높은 것으로 전기적 요인이 있는데, 가정이나 직장에서 문어발식 배선을 지양하고 장기간 사용하지 않는 전기제품은 콘센트를 뽑아 두어야 한다. 주기적으로 콘센트에 먼지가 쌓여 있는지, 배선이 꼬였거나 벗겨졌는지 등을 확인하여 교환하는 것도 예방법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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