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대 졸업생 김혜교(가명)

 

순천 청년들은 어떻게 살고 있나?

청년들의 삶이 불안하고 우울하다고 난리다. 실제 청년들의 삶은 절망적이기만 할까? 다른 지역이 아닌 우리 지역에 살고 있는 청년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순천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두 청년의 인터뷰를 통해서 실제 순천 청년들의 삶을 엿보고자 한다.


김혜교 씨는 지난 2월 24일에 대학교를 졸업했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나니 더는 ‘보호막’이 없어졌다. 직업이 뭐냐고 물어보면 그 전에는 학생이라 대답했지만, 이제는 대답할 말이 없어져 난감하다. 그것은 김혜교 씨만의 문제는 아니다. 그가 속한 학과 동기가 총 45명인데 그중에 3명 만이 취직을 했을 정도니 말이다. 나머지 학생들은 아직 직업을 갖지 못한 채 졸업을 하였다.   

김 씨는 순천이 제2의 고향이다. 고흥에서 태어났지만, 중고등학교를 순천에서 다녔고, 전주에서 잠깐 대학을 다니다가 다시 OO대학교로 편입했기 때문이다. 순천이 너무 좋아서  계속 살고 싶지만 앞으로는 어려울 것 같다. 자신이 대학교 때 배운 전공을 살릴 수 있는 직장이 순천에 없고, 있다고 하더라도 하도급회사만 있을 뿐이다. 그나마 가까운 곳인 광양에는 괜찮은 회사가 있긴 하지만, 기존에 있던 직원들이 그만두지 않아서 그 직장만을 바라보면서 기다릴 수도 없다. 순천에 남아 있으려면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방법밖에 없다.  그는 최근 들어 “나 하나 건사하기 힘든 상황에서 결혼은 사치”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혼은 물론 아이를 갖는다는 것은 더더욱 생각하기 어려웠다. 아이를 낳게 되면 몇 년간 직장을 쉬어야 하는데, 그 기간 동안을 기다려 줄 만한 회사도 많지 않고, 어렵게 얻은 직장을 아이 때문에 포기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여성이었기에 청년의 현실은 더욱 힘들게 다가왔다.    

김 씨가 바라는 삶은 그렇게 거창한 게 아니었다. “가족들 안 아프고 제 능력을 알아주는 회사가 있고, 내일 출근할 수 있는 회사가 있다면 행복할 것 같다”. 그러한 작은 소망이 쉽게 이루어질 수 없는 게 지금의 현실이다.

현재 김혜교 씨는 전공 관련 기사 1급 자격증을 준비 중이다. 합격률이 6~7% 밖에 되지 않는 시험이어서 따기가 쉽지 않지만, 좁은 취업문을 열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스펙을 쌓아 나갈 수밖에 없다. 그이는 오늘도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도서관에서 자격증 시험공부를 하고 주말에는 자신의 용돈을 벌기 위해서 아르바이트를 나가는 삶을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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