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의 여파 때문인지 올 겨울방학의 내일로 판매량이 예년에 비해 뚝 떨어졌다고 한다. 하긴 내일로 이용 대상(만 25세 이하)인 대학생과 청년들을 일컬어 삼포세대(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 세대), 오포세대(삼포세대에 인간관계와 내 집 마련을 포기한 세대)라고 할 정도이니 여행을 떠나도 마음이 편치는 않을 것 같다.

다시 내일로 이야기를 해 보자. 내일로는 한국철도공사에서 판매하는 열차 자유이용권으로 5일권과 7일권이 있다. 한국철도공사는 2007년 7월 10일부터 내일로 상품을 판매해 왔다. 내일로 상품 판매를 시작한 이후 순천은 내일로를 이용하는 내일러들에게 ‘성지’로 불리었다. 2011년부터 2014년까지는 내일로 판매량이 순천이 전국에서 가장 많았기 때문이다. 여름과 겨울방학 때마다 순천을 찾는 내일러들로 순천역 일대가 붐비었고, 내일러들이 이용하는 식당과 커피숍, 게스트하우스와 같은 숙박업소가 박이 터졌다. 내일러들이 순천을 많이 찾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순천이 남해안 관광의 교통 거점이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순천만과 순천만정원, 여수 밤바다, 여수 해양케이블카 등의 볼거리와 즐길거리, 싸고 맛있는 남도음식도 청춘들을 순천으로 끌어들인 요인이었다.

이 때문에 순천은 내일러들이 몰려드는 방학이면 순천의 주요 관광지와 음식점, 숙박업소가 매출이 늘어나고, 내일러를 대상으로 한 게스트하우스도 속속 생겨났다. 순천시도 내일러를 유치하기 위해 축제를 열고, 야간투어와 야시장을 개장하는 등 새로운 관광상품 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런데 2014년까지 내일로 판매량 전국 1위를 고수해 왔던 순천이 2015년에는 겨울방학과 여름방학 모두 전국 판매량 1위를 여수엑스포역에 내주었다. 그리고 2016년 겨울방학(2015년 12월~2016년 1월)에는 전국 판매량 1위를 부산역에 내주었다. 부산역은 최근 3년 동안 순천과 여수에 이어 3위를 기록하다가 올해 겨울방학에는 1위로 올라섰다. 더 염려스러운 것은 내일로 판매량이 예년에 비해 많이 줄었다는 것이다. 지난해 겨울방학 3개월 동안 순천에서 판매된 내일로는 1만 3000매였는데, 올해 겨울방학 2개월 동안은 3500매에 불과했다. 올해 내일로 판매량 1위로 올라선 부산역의 경우도 3600매(지난 겨울방학 땐 7300매) 밖에 판매되지 않았다. 순천역의 경우 지난해에 비해 내일로 판매량이 약 25% 수준으로 뚝 떨어진 것이다. 실제 순천역 일대에서 방학 때마다 내일로 특수를 누렸던 상가들이 아우성이다.

이처럼 관광흐름은 하루가 다르게 바뀐다. 순천시가 지난해 순천만과 순천만정원을 찾는 관광객이 500만 명이 되었다는데, 계속된다는 보장이 없다. 관광정책에서도 지속가능성이 검토되어야 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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