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을 바쁘게 지내다 보니 어떻게 지낸지 모르게 지나갔소.
토요일은 내무반에 함께 일병으로 진급하는 사병과 함께 일병 계급장을 달고 왔소.
오늘 중대장님께  진급신고를 하게 될 것이오.
항상 이등병 일 것만 같았는데 내게도 ‘그 날 ’이 왔소. 내게도 진급하는 오늘이 있듯이
전역하는 그 날이 오겠지요.
6개월 동안 무사히 남들보다 행복하게 군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 당신에게 감사하오.
명절은 어떻게 보냈소?
친척집에라도 갔는지 아니면 친구들을 만났는지, 집을 떠나게 되면 이런 날 항상
쓸쓸함을 더 느끼게 되는 것 같소. 크리스마스 때는 감정의 변화 없이 지나칠 수 있었는데
설이라고 하니 아무래도 좀 다르기는 해요.
설 날 전날에는‘구정’이라고 대부분 영내로 영화구경을 가고 없어서 우리 내무반
고참 들이랑 약 일곱 명이 목욕탕을 전세 내듯 개운하게 목욕 할 수 있었소.
군대에서 그렇게 개운하게 목욕 할 수 있는 기회가 없다고 하던데, 면도도 하고 
옷도 갈아입고 새 날을 맞이하니 부모님께 효도한 느낌이 역시 당신에게도 떳떳할 수
있는 것 같은 기분이었소.
요즘 건강은 어떤지 궁금하오. 건강한듯하면서도 잔병이 많은 당신이 항상 걱정이오.
나는 아주 건강하게 지내고 있소.
지지난주에 있었던 동계 야영 훈련도 아무런 탈 없이 마칠 수 있었소.
당신과 인연을 맺을 수 있게 해준 신께 진정으로 감사하고 있소.
항상 건강에 유의하시고 다음 주에 만날 수 있기를 기도합시다.

1987. 2. 2 아침에

 

사랑의 편지를 주고받던 젊은 연인은 어느덧 25년 차 부부가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진정한 사랑을 갈망하며 화려하고 아름답게 시작합니다. 하지만 처음의 그 마음을 유지 시켜주는 것은 끌림이 아니라 공유라고 합니다. 이사장님 내외분은 무엇을 공유하고 계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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