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선일
한국유기질비료산업협동조합 이사장
순천지역에서도 로컬푸드운동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습니다.

우리 광장신문의 농업환경분과위원회에서는 지난 6月부터 로컬푸드운동에 대한 토론을 통하여 순천지역에서도 로컬푸드운동을 뿌리내리기 위한 구체적 방안과 자료수집에 박차를 가하던 중 마침, 순천의 동부지역사회연구소에서 ‘순천로컬푸드 천리장정’이라는 행사를 통해 로컬푸드운동을 펼쳐나감에 따라 좀 더 광범위한 참여와 조직화가 가능해졌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호에 소개되었던 전북의 완주커뮤니티비즈니스센터 임경수 소장을 저와 김학수 기자가 찾아가 인터뷰하였고 그 과정에서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울 수 있었습니다. 지난 해 서울의 한 세미나에서 봤던 임경수 소장은 이번 인터뷰과정에서 부드러운 이미지와 달리 내면은 단단한 외유내강형인 분이란 느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임경수 소장과의 인터뷰 내내 강조되었던 핵심은 우리가 “왜 로컬푸드운동을 하는가”라는 질문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며 또한 “누가 주체가 되어 로컬푸드운동을 해나가야 하는가”였다고 생각합니다. 로컬푸드운동은 단순히 지역 내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가까운 지역 내에서 소비하자는 농산물 유통혁신사업일 수 없습니다. 로컬푸드운동은 새로운 공동체, 새로운 농민과 시민을 만들어 가는 철학이자 사상인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로컬푸드운동에서 첫째, 기업농, 대농 일변도의 농업정책에서 소외되었던 소농, 가족농, 고령농의 이익을 대변하며 그들이 사업의 주체에 당당히 설 수 있도록 지원과 협력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둘째, 로컬푸드운동이 지향하는 것은 친환경농산물 인증제도를 통한 고품질과 높은 가격의 ‘상품’이 아니라 우리 이웃의 신성한 노동가치를 우리의 먹거리 필요성과 교환하는 것이라는 점을 명확히 해야 할 것입니다.

셋째, 로컬푸드운동은 지역 내의 다양한 협동조합과 시민단체들의 유기적 관계를 증진시키며 새로운 협동조합이나 사회적 기업의 설립을 지원하는 역할을 통하여 건강한 시민생태계를 만드는 데에도 힘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넷째, 로컬푸드운동을 통한 순천의 건강한 시민생태계를 조성하는데 있어 무엇보다도 기존 협동조합(농협, 축산농협, 산림조합 등)과 순천시청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는 점입니다.

순천시민은 순천만보존과 조례호수공원 조성사업에서 지역 내의 엄청난 갈등을 슬기롭게 해결하였던 역사와 전통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제 로컬푸드운동은 그러한 역사와 전통을 밑바탕으로 좀 더 혁신적인 거버넌스(협치)를 만들어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지난 8월 13일 여러 시민단체와 순천시 농업정책과와의 정책간담회에서 많은 좋은 의견과 생각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참여했던 모든 이들은 협력과 협동의 에너지를 듬뿍 받았으며 앞으로 자치단체 주도가 아닌 민주로의 사업방침과 사업실행이전의 교육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다 같이 공유하는 자리였다고 생각합니다. 협동하겠다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모인 사람들 앞에는 어떤 어려움과 고난도 두려울 것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자리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이제 순천의 로컬푸드운동은 어려운 첫 발걸음을 내디뎠습니다.

8月의 폭염속에서도 작은 걸음 한걸음 한걸음이 천리를 가듯 “천리장정”에 함께하는 이들의 땀방울이 로컬푸드운동의 강물을 만들리라 확신하며 격려의 박수를 보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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