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경식
순천소방서 소방관
다사다난했던 한 해가 지나가고, 희망찬 새해가 어김없이 찾아왔다.

세상 모든 사람이 새해를 맞아 새로운 희망과 소망을 이야기한다. 국가와 사회를 위한 소망도 있고, 자신과 가족을 위한 소망도 있다. 필자는 여기에 덧붙여 모든 국민이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

불의의 사고로 귀중한 생명을 잃지 않도록 안전에 안전을 더하여 소망한다. 사소한 잘못을 계속 내버려두다 보면 결국 큰 사고로 이어지는 하인리히법칙이 일어나지 않도록 국가와 모든 국민이 안전기준을 지키면 좋겠다.

미래의 역군으로 자라날 어린이들에게 불의의 사고가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 가정에서, 학교에서, 사회에서, 그 어디에서든지 항상 안전하게 다닐 수 있도록 어른들이 노력하고, 반드시 지켜주어야 한다.

얼마의 시간이 흐르면 사회의 역군이 될 청소년들이 미래를 위하여, 꿈을 위하여 학업에 열중할 수 있도록 안전한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혼란한 사회에 가슴을 졸이지 않고 학생 본연의 일인 학업에 열중하여 모두가 원하는 희망찬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일자리를 찾아 정처 없이 헤매는 청년들이 없도록 경제가 활성화되어 모두 자기 자리를 잡았으면 좋겠다. 그동안 배우고, 갈고닦은 실력을 맘껏 발휘할 수 있는 일자리를 찾았으면 좋겠다.

한 가족을 책임지는 가장들 모두가 안전한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안전을 위협하는 것은 없는지, 있으면 제거하여 모두가 안전할 수 있도록 노력했으면 좋겠다.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는 공무원이나 국민 모두 노력을 해야 한다. 그중에서 필자가 근무하는 소방서는 예측 불가능한 사고에 대비하여 1년, 12개월, 365일 교대로 근무하면서 즉시 출동하여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업무를 담당한다. 이러한 소방공무원의 새해 소망은 단 하나,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데 있다.

대형 재난사고가 발생하여 몇 시간의 구조작업을 하게 될지라도 힘이 부쳐 중간에 쉬는 일이 없도록 건강하였으면 한다. 불확실하고 위험한 순간이 닥치더라도 소방공무원 그 누구라도 다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한순간이라도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국민을 빨리 구조하였으면 좋겠다. 거리가 멀어서, 장비가 없어서, 인원이 부족해서 소생할 수 있는 생명이 꺼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미래의 역군이 될 청소년과 어린이들이 어른들의 부주의 때문에 생명이 꺼지거나 다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국민이 모두 안전한 삶을 이어가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두서없이 적었다.

다음은 미국의 ‘스모키 린’이라는 소방관이 1958년 화재를 진압하던 중 3명의 어린아이를 구하지 못한 죄책감에 쓴 ‘어느 소방관의 기도’라는 시이다. 우리나라에서는 2001년 홍제동 주택화재 당시에 순직했던 소방관의 책상에 놓여 있던 것으로 이후 소방공무원들의 사명감이 되었다.
 

 
어느 소방관의 기도

신이시여, 제가 부름을 받을 때에는
아무리 뜨거운 화염 속에서도
한 생명을 구할 수 있는 힘을 주소서
너무 늦기 전에
어린아이를 감싸 안을 수 있게 하시고
공포에 떠는
노인을 구하게 하소서
언제나 집중하여
가냘픈 외침까지도 들을 수 있게 하시고
빠르고 효율적으로
화재를 진압하게 하소서
저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케 하시고
제가 최선을 다할 수 있게 하시어
모든 이웃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게 하소서
그리고 신의 뜻에 따라
제 목숨이 다하게 되거든
신의 은총으로
제 아내와 가족을 돌보아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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