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해연서 -
 
지는 해에게 등 두드리며
내년에는 함께 웃을 수 있기를
끝내 아쉬움을 노을 속에 눈물 묻었지
땅거미 질 무렵 굴뚝연기 나는 집
대문을 두드리고 구들방에 누워
바람 쌩쌩거리는 천정을 바라보며
유년의 골목을 뛰는 꿈을 꾸었어

새해 해돋이를 찾아
동해 그 푸른 바다거나 높다란 산이거나
쉼 없이 숨 고르며 발걸음 내딛는
그 무리에 끼지 못하고
게으름에 물들어져 베란다 창으로
둥근 해 긷는다
새해는 친구들 볼 부비는 날이 많아지기를
눈물 많은 이들의 친구가 될 수 있기를
소외된 아이들의 이웃으로 살기를
길을 외면하며 켜켜이 가면을 쓰고
넘어진 이들을 밟고 지나는 무리 앞에서
더욱  당당해지기를
두 손 모아 빌고 싶었다


둥근 해가 웃는다
붉은 해가 끄덕거린다
맞잡은 손이 따뜻하다
광야에서, 어깨걸이로 돌며 부르는
우리의 합창은 해 처럼 뜨겁다
우리는 밟혀도 다시 일어서는 잡초처럼
여전히 민초의 삶이기에
사랑하고 또 사랑을 가졌으므로
새해, 오늘의 안부를 전한다. 친구여!

ㅡ2016  새해 아침에 남목ㅡ


 
장윤호 

순천출생
한국문인협회 100주년기념위원, 전남문협 부회장
시인, 문학박사, 전남문학상, 전남시인상수상
시집 조율 외 5권, 소설집‘봄볕 착각 겨울동굴’등
 
 

저작권자 © 순천광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