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 나의 쩌렁쩌렁한 목소리가 네 딸을 부르는 소리이다. 출근시간 우리 집은 그야말로 전쟁터이다. 따르르릉 네 딸이 머리 빗고 옷을 입고 가방을 메고 각자의 자리로 가고나면 우리 집은 마치 쓰나미가 휩쓸고 지나간 폐허 같다.

휴우 ~ 잠시 한숨 돌이킬 겨를도 없이 나는 먹다 남은 그릇들을 쌓아둔 채 출근을 준비한다.

퇴근 후 우리 집은 또 다시 북적 거리겠지만 엄마의 부재로 인해 느껴지는 서운함을 내색 하지 않고 잘 지내는 아이들을 생각 하면 힘이 난다. 늦은 퇴근 후 돌아오는 엄마를 달려와서 안아주는 우리 네 딸들에게 밀려오는 미안함과 고마움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어쩌다보니 요즘 같은 저출산시대에 네 딸의 엄마가 되었다. 속 모르는 사람들은 아들을  낳으려고 그랬나? 묻기도 하지만 아니다. 정말 지독히 사이좋은 남편과 나의 완벽한 건강으로 인해 우리는 어쩌다 보니 따르르릉이 부모가 되었다.

누군가 바이러스를 가져오는 날이면 차례대로 네 녀석들이 감기에 걸리기 때문에 우리집은 건강에 민감하다. 날씨가 많이 추워졌는데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지내주어서 그저 고마울 뿐이다. 이렇게 올 겨울을 무사히 보낼  수 있을까? 사랑하는 우리 네 딸과 함께 나는 벌써 한해의 마지막인 12월을 맞이한다.

곧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는데 딸들에게 선물을 준비 하다가 문득 편지를 쓰고 싶어졌다. 


 엄마의 빈자리를 한몫 톡톡히 채워주고 있는 첫째 딸 서현아!!
학교생활에 학원까지도 힘들 텐데 집에 와서 동생들까지 챙기느라 많이 힘들지?
한참 친구들과 재밌게 놀고 싶을 열 한 살인데 너에게 큰 짐을 지게 하는 것 같아서 엄마는 너무나 미안하단다. 아직은 어린 내 딸 서현이가 이렇게 의젓한 언니가 되어있는 모습을 보면 뿌듯함 보다는 가슴 한 끝이 아리단다. 엄마가 항상 미안하고 고마워.

둘째 딸 나현아!!
이제 몇 달만 지나면 초등학생이 되는구나. 친구들과 마지막 어린이집 생활 예쁜 추억 많이 만들고, 언제 어디서나 당당했던 너인데 요즘은 그런 모습들이 조금은 사라진 것 같아서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다가오는 입학을 힘차게 맞이할 수 있겠지? 우리 둘째 멋진 1학년 모습 기대할게.

셋째 딸 아현아!!
언제나 세심하고 예쁜 말로 엄마를 깜짝 놀라게 해주는 우리 아현이가 있어서 엄마의 행복지수도 팍팍 올라가는 거 알지?

넷째 딸 수현아!!
바라보고 있으면 괜스레 미안한 마음이 들게도 하고 입가에 미소가 번지게도 하는 변덕쟁이 막내딸. 너를 보면 세월의 빠름이 느껴져서 가슴이 시리고 아프단다. 엄마는 너를 위해 늙지 않고 젊어지고 싶어.

우리 딸들 며칠 남지 않은 2015년도 행복한 기억들로만 채울 수 있으면 좋겠어. 다들 아프지 말고 건강한 모습으로 21016년 맞이하자. 집에서는 따뜻한 엄마의 모습으로 직장에서는 당당한 선생님의 모습이 될 수 있도록 엄마도 더 많이 노력할게.

사랑한다~~~ 서현, 나현, 아현, 수현아 
 
해룡면 오연숙 씨는 순천시의 인구증가에 공을 세운 모범시민입니다. 오늘도 네 딸과 함께 행복하게 살아가는 그녀에게 응원을 보냅니다.

 해룡면 오연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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