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용창의 가족평화 프로젝트-14

▲ 장용창 논설위원
이렇게 고백하기가 두렵긴 하지만, 저희 부부도 부부싸움을 합니다. 아니, 세상에 비폭력대화 강사라는 사람이 아내와 싸운다? 라고 실망하실 것 같네요. 하지만, 갈등이 없는 상태가 평화가 아니라, 갈등을 평화롭게 마주하는 상태가 평화라고 저는 믿습니다. 그래서 갈등을 인정하고 포용하려고 합니다.

그렇게 가족 안에서 갈등을 인정함으로써 평화를 회복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가, 부부싸움 이후 아이들과 화해하는 것입니다. 부부 싸움을 아이들이 보거나 듣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부부 싸움을 아이들이 보거나 들으면 아이들은 큰 두려움을 느끼게 됩니다. 그래서 부부 싸움 이후 화해하는 모습을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또 아이들의 두려움 상태에서도 회복하는 것이 가족 평화를 위해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며칠 전 부부싸움을 하고 나서, 아이들과 이런 대화를 나눴습니다.
아빠: 얘들아. 엄마 아빠가 니들이랑 하고 싶은 얘기가 있는데, 잠깐 얘기할래? (넷이 모여 앉습니다.)
아빠: 오늘 아침에 엄마 아빠가 싸웠는데, 니들 기분이 어때?
선유: 무서웠어.
준영: 나도 무서웠어.
아빠: 그래, 엄마 아빠가 싸우니까 무서웠지? 근데, 그러고 나서 엄마 아빠가 화해 했어. 이 말 들으니까 기분이 어때?
선유: 괜찮아.
준영: 나도 괜찮아.
아빠: 혹시, 엄마나 아빠한테서 미안하다거나 고맙다는 말 듣고 싶은 거 있어?
선유: 무슨 말이야?
아빠: 그러니까, 혹시 아빠가 선유한테, ‘싸워서 미안해’라고 말했으면 좋겠어?
선유: 응.
아빠: 그래. 그럼 엄마 아빠가 니들한테 같이 얘기할께.
엄마, 아빠: (아들, 딸에게) 오늘 아침에 싸워서 미안해.
아빠: 혹시 또 듣고 싶은 말 있어?
준영: 그럼 나말고 엄마랑 아빠랑 미안하다고 하면 좋겠어.
아빠: 그래. 그렇게 할께. (아내에게) 싸워서 미안해.
엄마: (남편에게) 싸워서 미안해.
아빠: 아빠 또 하고 싶은 말이 있다. 니들이 이렇게 자기 마음을 잘 얘기해줘서 고맙고. 오늘 엄마 아빠가 싸웠는데도, 많이 웃어줘서 고마워.
엄마: 그래. 나도 니들이 신나게 놀아줘서 고마워.
선유, 준영: 그래 알겠어.
엄마: 이제 가족 회의 끝 할까?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것입니다. 단, 적어도 부부싸움 이후 없었다는 듯 묻어두기보다 아이들 앞에서 적극적으로 화해하는 모습도 보여주고, 아이들의 마음도 표현할 기회를 준 다음 공감해주는 것이 가족 평화에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가족의 평화를 지키고 회복하는 데, 비폭력대화가 어떻게 도움이 될 수 있는지 보여드리고 싶어 가족평화프로젝트를 마련했습니다. 비폭력대화의 생생한 사례를 통해, 비폭력대화를 우리 생활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 함께 공유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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