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정치인터뷰-김선일

 

또다시 선거철이 돌아왔다. 이곳저곳 움직임이 있지만, 시민은 안갯속에 있다.
이에 광장신문은 20대 국회의원 선거를 준비하는 사람들을 만난다.
누구는 정치판을 시궁창이라며 그곳에서 멀어지려 하지만, 누구는 더럽고 냄새난다는 그곳으로 제 발로 들어가려 한다. 우리는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왜냐하면, 정치판은 우리의 월급과 정신건강을 좌우하는 조종실이며,
정치를 생각하지 않는 사람은 생각 없는 자들에게 지배당할 것이기 때문이다.


 
 
비가 추적거리는 일요일 오후 국회의원 예비 후보 등록을 마친 김선일 후보를 그의 사무실에서 만났다. 산뜻함과 따뜻함이 그를 감싼 듯 노란 목도리가 눈에 띈다. 

▶ 정치에 입문한 초발심은 무엇인가?
 기존의 정치는 국민의 삶과 동떨어진 그들만의 정치였다. 국민이 원하는 정치는 먹고 살고, 애 키우는 데 기여하는 정치, 좀 더 나은 내일을 기대할 수 있도록 하는 정치, 바로 생활정치라고 생각한다. 정치와 국민의 거리가 가까워질수록 국민의 삶이 나아지고, 멀어질수록 국민의 고통이 늘어난다. 15박 16일 동안 순천 곳곳 750여 리 길을 걸으면서 체감한 것은 모든 답이 국민 속에 이미 있고, 그것을 빨리 꺼내 실천하는 것이 정치라는 사실이었다.
 

▶ 정치 입문에 대한 지지자와 반대자는 누구였고 어떻게 설득했나?
 아직 공식 선거운동 전이라 특별히 지지자와 반대자를 구분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다만 새로운 인물인 만큼 새로운 정치를 주문하시는 분이 많았고, 특히 내가 강조하는 생활정치에 귀 기울이시는 분들이 많았다. 화려한 수식어로 치장한 말만 많았지 실제로는 국민의 요구보다 기득권 유지에 치중한 기존 정치는 반드시 청산되어야 한다는 얘기가 많았다. 그런 분들께 그것이 내가 하려는 생활정치의 핵심임을 말씀드리고 있다.
 

▶ 최근 국회 예결위가 예산심의 전에 기재부와 거래하여 지역 예산을 끼워 넣기 하여 문제가 되었다. 국회의원이 지역일꾼인가, 국가의 입법기관인가에 대한 생각은?
 지역의 대표자로서 국회의원이 지역 일꾼임은 부정할 수 없다. 국민의 대표자로서 국회의원이 입법기관이라는 사실 역시 부정할 수 없다. 이 두 역할은 마치 새의 두 날개처럼 어느 한 쪽에 편중해서 생각할 수 없다. 지역 예산 끼워 넣기 역시 그 자체를 문제 삼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본다. 문제는 불요불급하고, 사업의 과실이 지역 전체가 아닌 일부 업자나 특정층에게만 쏠리는데도 끼워 넣는 것이다. 이후 활용 계획에 대한 준비 없이, 전시성 혹은 업적 쌓기 용으로 신규 건축물 예산을 끼워 넣거나 지역의 발전 방향에 벗어나는 특화사업 예산을 끼워 넣는 것은 분명 문제다. 하지만 기재부의 일방적인 칼질로 예산배정에서 배제된 사업을 되살리는 것은 끼워 넣기로 비난받을 일이 아니라 오히려 그런 일을 위해 지역 대표로서의 국회의원 역할이 있다는 사실에 유념해야 한다고 본다.
 

▶ 빈부격차의 심화, 역사교과서 국정화, 비정규직 양산, 청년실업과 3포세대 등 다양한 문제가 얼킨 현 상황에서 가장 집중적으로 개선해야 할 문제는 무엇으로 보는가?
 한국 사회에서 가장 핵심적인 문제는 이미 내재화된 승자독식구조다. 승자독식, 적자생존을 정글의 법칙으로 알고 있으나 진정한 정글의 법칙은 상생이다. 사자에 잡아먹히지만 임팔라는 이 과정을 통해 적정 개체수를 유지한다. 사자 또한 생존에 꼭 필요한 임팔라만 잡아먹을 뿐 아니라 임팔라가 적정 개체수 이하로 떨어지면 사자의 개체수를 줄임으로써 상생 법칙을 유지한다. 하지만 지금 한국사회는 올라 설 수 있는 사다리가 없으니 희망을 키울 수 없는 승자독식사회가 되었다. 누구든 넘어져도 두려움 없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사회로 혁신하는 것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생각한다.
 

▶‘선거는 민주주의 훈련장이자 축제장이다’는 명제가 한국에서는 왜 실현되지 않는 다고 보는가? 이번 선거과정을 통해 구현하고픈 모델이 있다면?
 새로울 것도, 기대할 것도 없는 선거가 되다보니 선거의 순기능이 구현될 수 없었다고 본다. 선거가 이렇게 된 데는 물론 그 밥에 그 나물인 정치인의 책임이 크지만 학연과 지연으로 그래도 다시 그 밥에 그 나물인 정치인을 또 뽑아준 유권자들도 책임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 이번에는 달라야 한다. 연고로 뽑는 연고투표가 아니라 순천에, 시민에게 이익을 주는 사람을 뽑는 이익투표가 되어야 한다. 이번 선거는 순천시와 시민에게 무엇을 드릴 수 있는지를 알리고, 그것으로 선택받는 선거를 하려고 한다.
 

▶ 사람은 올바른 사람보다 좋은 사람을 따른다고 한다. 지금까지의 자신의 삶 중에서 가장 옳은 일은 무엇이었고, 다른 이가 고맙다고 한 일은 무엇인가?
 정부가 인정한 ‘민주화운동 유공자’ 증서가 가장 자랑스럽다. 그만큼 삶을 헛되게 살지 않았음을 입증 받은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공개하기가 쑥스럽긴하다. 그냥 올바르게 살고자 한 사람이 자기 혼자만 잘 살려고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만 생각해 주면 감사하겠다.
 

▶ 인간은 성공과 실패를 예견할 수는 없다. 자신의 신념과 주장만을 믿고 돌진한 경험이 있나? 그 결과와 그로부터 얻은 교훈은 무엇인가?
 구동존이(求同存異)라는 말을 참 좋아한다. 사람은 각자가 다르기 때문에 사람이다. 모든 사람이 똑같으면 사람이 아니라 로봇이지 않겠나? 사람이기 때문에 살기 위해서라도 같이 가야 한다. 각기 다른 사람이 같이 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결국 답은 구동존이다. 대학 시절 단과대 학생회장으로 많은 학생들을 주도해 함께 한 곳으로 나아가야 했다. 여물지 않았던 시절 완장에 취해 내 생각대로만 했던 적이 몇 번 있었다. 당연히 일이 제대로 될 리 없었다. 그래서 감옥을 나오자마자 화려한 경력을 쌓는 일 대신 지역주민이 있는 가장 밑바닥 생활현장에서 일을 했다. 그것이 낙안에서 돼지 키우는 것으로까지 이어졌다. 내가 구동존이라는 진리를 체득하게 된 배경이다.
 

▶ 가족과 사회를 동시에 거둔다는 것은 쉽지 않다. 가정의 화목과 사회 정의의 결합을 어떻게 이루고 있는지?
 아내나 자식자랑은 팔불출이라고 하지만 나름 손가락질 받지 않고 사는 것은 99.99%가 아내와 애들의 공이다. 나의 사람됨 하나 믿고 돼지농사꾼의 아내로 20여 년이 넘도록 내 옆을 지키고 있다. 아이들도 마찬가지이다. 왜 도시로 나가고 싶지 않겠는가? 하지만 도시로만 나가기를 강요하는 사회풍토가 반드시 옳은 것만은 아님을 알고 엄마아빠를 믿으면서 바르게 크고 있다. 아마도 이런 가족들의 합심이 나를 어긋나는 길로 나가지 못하게 하는 힘이 아닐까 한다.
 

▶ 하루 중에 가장 편안한 때는 언제인가? 
 누구나 마찬가지겠지만 일을 마치고 가족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아닐까? 너무 정해진 정답인 것 같지만 이것이 답이다.
 

▶ 어제의 하루일과를 얘기해준다면?
 새벽에 가스충전하시는 택시 기사분들께 인사는 것으로 시작해서 내가 1인 시위를 하던 곳으로 옮겨 시민분들께 출근 인사를 했다. 이후 내가 소속된 아이쿱 김장 행사에 참여해서 김장을 했고 불이 나게 달려 역시 내가 몸담고 있는 양돈협회 회의 참석, 이후 송년회 등 초청해주신 각종 모임에 참석하면서 정신없는 일과를 보냈다.

취재: 정치인터뷰 팀 / 정리: 김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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