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근홍
순천복성고 국어교사
중동에서 러시아의 폭격으로 IS가 궤멸해 가고 있지만, 러시아의 전폭기가 피격되고, 파리 테러가 발생하는 등 이에 대한 반동도 만만치 않다. 구미제국에서는 이슬람과 IS를 악마화하면서도 IS의 퇴로를 열어주고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고 있다. 이라크 북부에서는 아랍 연합군과 서방․미국 연합군이 모여들고 있는 반면, 이란 혁명수비대가 이라크와 시리아 남부 쪽에 진출하고 있으며, 푸틴은 과감히 대응하고 위협이 된다면 총동원하여 선제타격하라고 명령을 내렸다.

극동지역에서는 아베노믹스가 추진 중이다. 그 핵심은 첫째로 일본의 군비 제한을 철폐하여 재무장을 추진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한국을 병참기지화 한다는 것이다. 제2의 가쓰라-테프트 조약이 떠오른다. 프랑스를 선두로 유럽에서는 극우정당들이 빠른 속도로 세를 넓혀가고 있다. 아이러니칼한 것은 반미 색채가 강한 정당들이다. 중동 평화안은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 세계적 진영체제에 뭔가 엇박자가 발생하고 있다.

저유가가 국제경제를 혼돈에 빠트리고 있다. 주로 1차 상품 수출국가인 신흥국에게 미치는 타격이 크다. 베네수엘라와 브라질은 정권교체의 위기를 맞고 있으며, 사우디아라비아도 세수 부족과 통화 가치의 하락으로 외화자산을 매도하고 있다. 미국도 세일가스 등의 에너지 사업체에서 줄도산 사태가 빚어지고 있다. 7% 이상의 수익률을 가져온 정크본드(투자부적격 등급채권, 고수익 회사채)의 수익률이 미국 발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연간 손실을 주고 있다. 이 위기가 점차 제조업국가로 옮겨가는 양상이다. 미 달러의 기준금리가 0.25% 상승하였다. 유럽과 일본의 중앙은행은 오히려 예금금리 인하와 양적완화 연장조치를 취하여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정부의 채권이자 증가, 연기금 자산 하락, 수출기업의 어려움 등 부정적 여파 또한 만만치 않을 것이다. 그만큼 세계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최경환 경제팀이 저금리․고환율 정책을 지속하고 있다. 그 이유가 중요하다. 단순명쾌하게 정리해본다. 저금리는 자산 가격을 상승시켜 부자들이 혜택을 보고, 고환율은 수출경쟁력이 상승하여 수출재벌이 혜택을 본다. 이때 문제는 물가 상승이다. 따라서 물가를 억제해야 한다. 방법은 복지 축소와 임금 억제이다. 그래서 정부의 노동개혁안이 제출되었고 이 개혁을 노동자의 처지에서 보면 본질적으로 ‘개혁’이 아닌 ‘개악’일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의 가계부채가 1166조 원, 국가․기업․가계의 총부채가 5000조에 달한다. 어떻게 된 경제인지 유가․환율․금리가 올라도 걱정, 내려도 문제가 되는 상황이다. 수출위주 경제가 짊어진 천형의 재앙이다. 인간과 세계, 국가와 세계가 연관되었다는 방증이다. 여기에 내년도 초등학교 5학년 국정 사회교과서에서는 의병
‘학살’을 의병 ‘토벌’로, 을사늑약을 ‘강요’가 아니라 ‘성공적 마무리’로 기술한다고 한다. 우리의 영혼마저 팔리고 있다. 남북회담도 성과 없이 끝났다. 8․25합의 이전의 위기가 우려된다. 우리의 현실이 서글플 따름이다.
 

새벽은 어둠을 살라 먹고 오는 법이다.

물결의 흐름은 바람 따라 물줄기의 흐름에 역행하는 착시현상을 일으킨다. 그러나 물줄기를 바람이 되돌릴 수 없다. 강물은 도도히 흐를 따름이다. 역사의 물줄기도 마찬가지다. 반동에 잠시 역행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기실은 쉬지 않고 생명의 세계, 인민의 바다로, 해방의 공간으로 흘러갈 따름이다. 백성[民]이 객체에서 주체로 전변되는 것은 역사의 필연이다. 개가 짖어도 달은 가는 법이다. 무심한 달빛은 無心(무심) 자체로 인간과 역사에 화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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