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형근혜
더드림실버타운 대표
우리는 누구나 건강하게 살다가 잠자듯이 편하게 세상을 떠나고 싶어 한다.

구십 구세까지 팔팔하게 살고 싶다는 의미의 ‘9988’이 보편적인 관심사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바람과는 달리 우리나라 노인의 90.4%가 본인이 인지한 만성질환이 2개 이상이라고 대답할 정도로 노년기의 육체적 고통은 피해가기 어렵다.

육체적 고통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고통도 심해 우울증에 시달리거나 빈곤한 삶을 비관하여 자살하는 노인이 전체 자살자의 33.5%에 이르고 있다. 이러한 노년기의 질병 중 피하고 싶은 질환 1위가 치매이다.

치매는 그 자체가 하나의 질환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한 뇌손상 때문에 기억력을 비롯한 여러 인지기능의 장애가 생겨 예전 수준의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치매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가장 흔한 치매유형 세 가지를 소개한다.

첫째, 물건에 대한 집착증을 보이는 경우이다. 옷에 집착이 있는 할아버지 한 분은 매일 세탁실에 가서 자기 옷이 없어졌다고 우겨댄다. “내 옷을 누가 가져갔어. 내가 입어야 하는데 가져가서 안줘. 내가 찾아야 해” 화를 내고 악을 쓰고 욕설을 늘어놓기도 하다가 세탁이 덜된 옷을 들고 방으로 줄행랑을 치기도 한다. “아버지, 누가 옷을 가져갔을까~ 몹쓸 사람이네. 내가 찾아서 혼 내 줄께요. 아버지 옷이 아직 안 말랐으니까 말려서 꼭 가져다 드릴께요. 약속~~” 아이를 어르듯이 달래주고 위로해주고 새끼손가락 걸고 약속을 하면 조금 안정이 되지만 잠시 조용하다가도 또 방을 뛰쳐나오면서 같은 말을 반복한다. 또, 돈에 대한 집착이 있는 할머니는 목욕을 한 뒤 옷을 갈아입은 후에 항상 심각한 얼굴로 사무실에 오신다. “내가 주머니에 5만 원을 넣어놨는데, 글쎄 그 돈을 빼지도 않고 옷을 가져가 버렸어. 그 옷이 어디 갔을까? 나 그 돈 좀 찾아줘. 아이고 이를 어째...”하며 들어있지도 않은 돈을 찾아내라고 계속 조르기도 한다. “어머니, 여기 어머니가 벗은 옷 보셔요. 아무것도 없지요? 돈은 지난번에 아들이 왔을 때 어머니가 다 주셨잖아요. 기억 안 나세요?”하며 아드님 이름을 대고 아드님 사진을 보여드리면 “난 또 누가 가져가 버린 줄 알고 얼마나 걱정을 했는지 몰라. 아휴 다행이야 다행. 고마워”하며 방으로 돌아갔다가 몇 분후에 또 똑같은 말과 행동을 반복한다.

둘째, 배회 증상이다. 멀쩡하게 프로그램에 참여하다가 갑자기 집에 가야한다고 격렬한 반응을 보이거나 산책을 하다가 돌아오지 않고 계속 앞만 보고 가다 길을 잃는 경우도 있다. 이런 분은 배회 감지기나 위치추적기를 목에 걸어드리고 잠시도 눈을 떼지 않고 살펴야 한다.

셋째, 현실과 상상(환상)을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이다. 꿈을 꾸었거나 본인이 생각했던 일을 마치 현실인 듯 말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여러 가지 질문을 해보면 현실인지 상상인지 곧 구분할 수 있다. 그런데 본인은 모두 현실인 것처럼 생각하기 때문에 사실이라고 인정해 주고 들어주어야 한다.

이외에도 수많은 유형의 치매가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건망증과 치매를 혼동한다. 쉽게 구분하면 건망증은 아침에 먹은 반찬이 무엇이었는지 기억못하다가 힌트를 주면 기억해내는 반면, 치매는 힌트를 주어도 기억해 내지 못한다. 또 메모지에 기억해야 할 일을 적어놓고 기억이 나지 않을 때 메모를 보고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은 건망증이다. 하지만 메모를 했다는 사실 자체를 기억하지 못하면 치매로 볼 수 있다. 기억력이 떨어져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느낄 정도라며 치매로 봐야한다. 치매는 한번 진행되면 절대로 완치될 수 없다고 알려져 있지만 뇌기능 개선제나 약으로 진행을 늦출 수 있으므로 치매가 의심되면 정확한 진단을 한 뒤 적절한 조취를 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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