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변황우
순천제일대학교 평생교육원장/공학박사
보통 아버지가 새해가 되면 하게 되는 다양한 결심 중에는 “자녀들과 소통하는 아버지, 좋은 아버지가 되어 보자”는 다짐이 빠지지 않고 들어 있곤 한다. 아이들이 학업에 전념하고 바른길로 가게하기 위해서는 교사의 역할이 중요하지만 올바른 학부모의 관심과 철학 또한 중요하다.

학교교육의 성공은 상식적인 가정교육이 뒷받침되어야만 가능하다. 그동안 어머니에게 맡겨 두었던 아이들 교육에 아버지들의 힘이 보태져야 한다.

자모회(慈母會)는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중등학교의 어머니나 누이들로 이루어진 모임이나 회의를 일컫는데, 어머니회로 불리기도 한다. 학교운영위원회가 1995년 제정된 초·중등교육법 제31~34조에 규정되어 있는 법률적 조직인데 반하여 자모회는 학생들과 학교 간에 가교역할을 위하여 자발적으로 구성된 모임의 성격이 강하다. 학교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으나 학부모회의 역할이나 기능을 자모회가 대신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학생들의 진로상담이나 정보교환, 학교와의 공동체적 관점에서 실시하는 협력사업 수행 등의 순기능적인 역할이 있는 반면, 일부 학교에서는 불법찬조금, 치맛바람 등의 부작용이 함께 존재하기도 하는 것이 현실이기도 하다.

자모회가 엄연히 학교현장에 존재하는 조직인데 반하여 아버지들의 모임인 ‘아버지회’는 실체적으로 존재하는 학교가 매우 드물다. 보통 아버지가 아이들과 함께하기 힘든 직업·직장 등 어려움이 있고, 자녀 교육을 주로 엄마나 사교육에 의존하는 구조가 고착된 사회 통념적 구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학교교육과 가정교육에 있어서 아버지의 역할의 중요성과 필요성은 확대되고 있다.

내 아들이 다니는 별량중학교에는 ‘아버지 모임’이 있다. 지난 6월 학교에서 아버지들을 학교에 초대해서 맛난 삽겹살 파티와 체육대회 행사를 가졌다. 그 자리에서 1학년 아버지들 중 나이가 제일 많았던 내가 1학년 아버지 모임을 주선하기로 했다. 학교에서 아버지들의 연락처를 받아 문자를 3번 정도 보냈고, 그 결과 7월에 10여명의 아버지들과 소주잔을 기울이며 첫모임을 가졌다. 서로 인사하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차후 ‘아이들과 아버지가 같이 하는 다양한 모임’을 갖기로 약속했다. 그에 따라 8월 첫주 주말에는 보성고교에서 수학을 가르치는 분 집에서 시간이 되는 몇몇 아버지가 아이들과 함께 모임을 가졌다. 별을 보며 1박 2일 아버지들은 친교와 학교문제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고, 아이들은 친구들과 만나 같이 뛰놀며 행복한 시간을 가졌다. 향후 모임의 명칭을 별부모(별량중학교 부 모임)란 이름으로 제안할 생각이다. ‘별량중학교 아빠 모임’이란 의미와 함께 ‘아이들에게 별과 같은 아버지가 되기 위해 노력하기로 한다’는 의미다. 다음 모임에는 중령인 군인아버지가 학교 아이들과 아버지들을 초대해서 다양한 병영체험과 서바이벌게임을 하기로 했다.

아버지가 아동 양육에 참여할 때의 긍정적인 면은 ‘대인 문제 해결 사고의 발달, 긍정적인 사회적 행동 특성, 자기 존중감, 성 역할의 발달’에 큰 도움을 준다고 한다. 아이들 간에 다툼이 생겼을 때도, 아이들이 서로 협력하며 우정을 쌓는 일에도, 학업의 가치에 치우친 가정에서 균형추 역할을 할 때도, 힘들고 지친 아이들을 다독일 때도, 남아들의 몸 성장에 대한 호기심의 시기에서도, 여아들에게 남자 심리에 대한 궁금증 해결에서도 아버지들의 역할은 빛을 발한다.

이제 아버지들은 그동안 엄마들에게만 맡겼던 학교 교육에 ‘아버지회’란 이름으로 당당히 그 이름을 올리고 가정에서도 아이들과 소통하기 위한 노력에 에너지를 쏟을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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