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용창
저희 집 거실 겸 주방에 식탁이 하나 있고, 식탁과 벽 사이에 아내가 아끼는 책장이 하나 있습니다. 식탁을 바라보는 면, 나무의 무늬가 잘 살아 있는 책장의 텅빈 벽을 아내는 좋아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아내와 아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참 많아졌습니다. 마흔밖에 안됐는데, 벌써 수다쟁이 노인이 되려는지, 말이 많습니다. 그래서 같은 말을 여러번 하지 않아도 되도록 중요한 말들은 글로 써서 벽에 붙이자고 제가 아내에게 제안을 했습니다. 처음에 아내는 자기가 아끼는 원목 가구라면서 벽을 안 내어주려고 하다가 겨우 양보를 했습니다.

그렇게 얻게 된 그 아름다운 나무 벽에 무슨 말을 써서 붙일까 고민을 하다가, 처음이니까 그냥 좋은 말을 쓰자고 마음 먹었습니다. 뭐가 좋은 말일까? 뭐가 들을 때마다, 읽을 때마다 기분이 좋고 힘이 솟는 말일까? 몇날 며칠 고민을 하다가 다음과 같은 글을 붓으로 써서 붙였습니다.

사랑하는 선유야!
사랑하는 준영아!
이 세상에서
니들이 최고다.
엄마, 아빠가

그런데 글을 써서 붙였는데도 아이들이 글에 대해 아무 소리를 안 합니다. 무슨 말을 할만도 한데 말이죠. 그래서 한 일주일쯤 뒤에, 이제 아이들이 충분히 반복적으로 읽었을 거라 생각하고 다른 글을 써서 붙이고는, 저 글은 떼어 버렸습니다. 그랬더니, 아들이 “아빠, 전에 붙였던 그 글 어디 갔어? 난 그게 좋은데.”하고 말을 하는 겁니다.

그래서 저 글을 다시 써서, 두번째 쓴 글 위에 도로 붙여 놓았습니다. 또 아이들은 아무 소리를 안합니다. 아무 소리도 안 하지만, 아이들이 그 전보다 훨씬 더 적극적으로 엄마아빠에게 앵겨붙으면서 애정 표현을 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를 믿어주는 사람 한 명만 있으면 세상 살아갈 힘을 얻는다고 합니다. 그러니, 엄마아빠가 자기들을 자랑스러워한다는 표현은 저렇게 글로 써놓고 매일 해도 좋은 것 같습니다. 

 

가족의 평화를 지키고 회복하는 데, 비폭력대화가 어떻게 도움이 될 수 있는지 보여드리고 싶어 가족평화프로젝트를 마련했습니다. 비폭력대화의 생생한 사례를 통해, 비폭력대화를 우리 생활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 함께 공유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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