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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책방 운영 30년, 그 자체가 내 삶”지역자료 한데 모은 헌책박물관 건립 꿈
이종관 기자  |  leejk@agora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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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호] 승인 2015.11.12  15:4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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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헌책방에서 책을 사고팔던 기억을 가진 사람이 적지 않다. 80~90년대 밤낮없이 사람들로 북적이던 원도심 중심상가의 영화만큼이나 헌책방도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았던 때가 있었다.

순천시 저전동(김안과 건너편)에서 ‘형설서점’이라는 헌책방을 운영하고 있는 조순익 조합원(사진. 52세). 30년 이상 헌책방을 운영해 온 그는 “90년대에는 돈도 제법 벌었다”고 한다. 형설서점이라는 상호는 사자성어 ‘형설지공’이라는 말에서 따왔다고 한다.

조순익 씨는 90년대 중반까지는 책이 없어서 고민이었는데, 지금은 책이 넘쳐나는 상황이란다. 한 때 헌책방 골목을 형성할 정도로 성행했던 헌책방이 지금은 대부분 사라지고, 순천에는 조순익 씨가 운영하는 형설서점 두 곳(저전동과 해룡면 기적의 도서관 인근)을 빼고는 없었다. 그런데 요즘 다시 헌책방이 하나 둘 생겨나고 있다고 한다. 최근 순천에도 연향동에 헌책방 한 곳이 생겨났다. 한창 때와 비교하면 손님이 1/10로 줄었지만 여전히 헌책방을 꾸준히 찾는 사람이 적지 않다.

조순익 씨의 형설서점에도 하루 평균 20명 정도의 손님이 찾는다. “헌책방은 꼭 필요한 것이 있어서 오기 때문”이란다. 한 때 전자책이 만들어지면서 책이 사라질 것이라고 걱정했지만 묵묵히 한길을 가면 된다고 생각하고, 그 길을 걸어왔다. 책 수집과 판매 등으로 자리를 비우더라도 든든하게 제몫을 해 주는 동갑내기 부인 차현숙(사진. 52세) 씨가 큰 힘이 된다.

   
▲ 조순익, 차현숙 조합원

조순익 씨가 처음 헌책방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1982년이었다. 당시 어머니가 광주광역시 계림동에서 헌책방을 하고 계셨기 때문이다. 당시 광주고등학교 일대에 헌책방이 몰려있었는데, 그곳에서 직접 헌책방을 차려 운영하다 1989년 순천으로 옮겨왔다. 그 때부터 지금까지 남초교오거리에서 남파오거리 사이의 도로변에 위치를 옮겨가며 영업을 하고 있다. 헌책방은 특성상 넓은 공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지금은 약 170평의 면적에 20만 권 가까운 책을 보유하고 있는데, 역사나 책 보유량에 있어서 우리나라에서도 열손가락 안에 들 정도의 규모를 자랑한다. 자신의 유일한 직업이자 33년 경력의 헌책방은 그 자체로 이미 조순익 씨의 삶이 되었다.

헌책방이기 때문에 헌책 수집은 각 가정이 이사를 할 때 정리하는 책을 수거해 오거나 고물상에서 사오기도 한다. 그래도 부족한 것은 헌책방끼리 거래하기도 한다. 지금도 헌책방으로 직접 책을 가져와서 파는 사람도 있다. 기자가 형설서점을 방문한 날에도 20대 남녀가 9권의 책을 팔러 왔다가 5권을 팔았다. 나머지 4권은 책의 보관 상태나 내용 등이 헌책방에서도 필요하지 않은 것이어서 되가져갔다.

조순익 씨는 “헌책방에서 책을 사는 가격과 파는 가격은 딱히 정해진 기준은 없지만 오랜 경험을 통해 자연스럽게 형성된다”고 했다. 헌책 전문가 여러 명에게 물어봐도 비슷한 가격을 제시한다는 것이다. 중국이나 베트남의 헌책방도 가봤지만 추정 가격대는 비슷하더라고 한다.

헌책은 소장 가치에 따라 판매가격도 달라진다. 비매품으로 발행된 책도 헌책방에서는 거래가 되고, 한 때는 일제시대에 발행된 일본 경찰의 체포방법, 포박법 등을 소개한 책을 100만 원이 넘는 가격에 팔아보기도 했다.

헌책방 이용자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조순익 씨는 “2000년 초까지는 중고등학교 참고서 매출이 70~80%였는데, 지금은 20% 수준으로 줄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이용자들도 학생과 종교인, 일반인 등으로 다양해졌다. “EBS가 생기면서 학생들의 공부방식이 책에서 방송으로 옮겨갔고, 그 때문인지 공부의 깊이도 없어졌다”는 게 조순익 씨의 생각이다. 그 때문에 “최근 정부의 한국사교과서의 국정화 추진도 깝깝한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인터넷도 헌책방의 고민을 던져준다. “동네서점이나 헌책방이 인터넷의 영향으로 사라졌는데, 아이러니 하게도 헌책방이 살아남으려면 인터넷을 잘 활용해야 한다”고 했다. 지금은 헌책방들의 인터넷 공동매장인 ‘북코아’도 운영되고 있다. 고객들이 꼭 찾고자 하는 책을 거래하는 데 유용하다고 한다.

조순익 씨에게는 꿈이 있다. 우리지역의 자료를 한데 모아 놓고 전시할 수 있는 ‘헌책박물관’ 건립이다. 전문도서의 경우 새 책을 쓸 때는 참고할 책이 많은 데, 그런 가치가 높은 참고도서들이 점점 사라져 갈 때 그 필요성을 절감한다. 보유가치가 높은 책은 도서관에서 소장해야 하는데, 그런 시스템이 안되니 헌책방에서 그 역할을 할 때가 많다. 그래서 소장가치가 높은데도 사라져가는 책을 보관하고 전시할 수 있는 헌책박물관 건립을 꿈꾸게 되었다고 한다.

33년이나 헌책방을 운영하다 보니 어려운 점도 없지 않다. 일요일을 빼고는 매일 오전 9시 30분부터 저녁 7시까지 일하다 때문에 헌책방 외의 사회활동에는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다. 순천언론협동조합 활동도 늘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지만 시간 내기가 쉽지 않았다고 한다. 9개월 전에는 평소 배우고 싶은 사물놀이를 배우고 싶어 놀이패 ‘두엄자리’에도 가입했다. 순천언론협동조합에는 자신이 함께 활동하고 싶은 조합원 2명을 가입시키고 싶어 주변 지인을 물색중이란다.


협동조합은 민주주의의 산 교육장이라고 한다. 또 한 가지 협동조합이 놓치지 않아야 할 것은 서로 돕는 협동의 정신이다. 순천광장신문은 따뜻한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해 협동조합에 참여하여  활동하고 있는 다양한 분야의 조합원을 직접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독자들과 함께 나누기 위해‘조합원 탐방’기사를 연재한다. 
 


 

[조합원 탐방]-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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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린
저도 벼룩시장이나 중고매장에 가서 늘 헌책을 사는 버릇이 있어요. 독서로 저자와 대화하지만 책이라는 물건을 통해 이 책을 나보다 먼저 읽은 선배독자들과도 소통하는 듯한 느낌이 들거든요. 늘 그자리에 계셨으면 좋겠네요. 응원합니다.
(2015-11-16 21: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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