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근홍
순천복성고 국어교사
이란-P5+1합의가 미 의회에서 통과되었다. 그리고 미-쿠바간 관계정상화가 진행 중이다. 북일수교도 진행 중이다. 우크라이나에서는 러시아의 영향력이 극대화된 채로 소강사태가 지속되고 있다. 시리아 내전에 러시아의 개입이 본격화되었다. 곧 바로 IS, 알누스라 전선, 시리아 반군 등이 러시아의 공습에 큰 타격을 받았다.

지난 1년 동안 6000회 이상의 미국 공습에도 펄펄 날았던 ISIL가 왜 이렇게 순식간에 초토화되고 있는가? 미국의 아시아 중시정책이 본격화되고 있지만 오히려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고 북한도 핵, 미사일, 잠수함 탄도미사일(SLBM)로 무장하며 공세적인 대미정책으로 전환하고 있다. 아시아 중시정책은 유럽과 중동지역의 패권경쟁에서 밀려나는 미국의 명분에 불과할 지도 모른다.

페트로 달러(석유 결제 달러)로 상징된 달러의 가치와 신뢰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금리를 인상하자니 제로금리로 발행한 채권의 이자가 올라갈 것이 뻔하고, 경제구조가 취약한 신흥국은 3.5조 $의 외환보유고를 가지고 있는 중국이 뒤에서 버티고 있다. 중국 주도의 AIIB도 서서히 가동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 브릭스(BRICs), 상하이협력기구(SCO)와 유라시아 경제연합 국가(EEU)들도 기축통화에 맞서는 정책을 펴고 있다. 문제는 세계 경제의 불황이 눈앞에 선하고, 양극화와 청년실업이 만연한 이 땅의 청년들이 갈 길을 잃고 있는 이때에 우리의 살길이 어디에 있느냐는 것이다. 북방에 답이 있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것이다. 

분리와 합일의 지혜가 필요하다
8·25 합의는 전쟁위기를 거치면서 상호 간의 win-win한 상생의 결과로서 민족사의 대전환을 가져올 이정표이다. 8.25 합의 이행은 간단하다. 대북 적대정책만 철폐하면 된다. 박근혜대통령은 틈만 나면 통일을 거론하면서도 동시에 핵문제를 거론하고 있다. 그러나 핵문제는 본질적으로 북미관계에 달려 있다. 우리나라 핵발전소 수가 세계 5위로 현재 23개를 보유하고 있고, 앞으로 41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국토전역에 핵물질이 깔려 있다. 박대통령은 ‘핵을 이고 살 수 없다’ 하였지만 우리는 이미 핵을 안고 살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전에 일본은 미사일 공격에도 안전하다고 하였지만 ‘뻥’임이 밝혀졌다. 사실은 ‘외부의 핵’보다 ‘내부의 핵’이 더 심각한 상태이다. 북의 비핵화를 되뇌는 것은 오히려 북의 핵 능력만  키운다. 남북관계는 핵문제와 분리하고, 합일의 정신으로 접근하여 상생해야 한다. 이렇게 하더라도 완전한 통일은 분단세월 만큼의 역사를 필요로 할 것이다. 그만큼 통일은 시급하다.

많은 사람이 통일을 바라면서도 통일에 대해서 경계한다. 그 이유는 천문학적인 통일비용을 자신의 세금으로 충당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통일비용은 들어가지만 장기적으로는 득이 된다고 주장하는 학자도 많다. 잘못 짚어도 한참 잘못 짚었다. 통일비용은 흡수통일을 전제로 한 것이다. 평화통일은 천문학적인 대북투자 효과를 불러온다. 통일비용은 생각할 필요가 없다. 중국서 사업하다 망했다는 말은 들어봤어도 개성공단에서 돈 못 벌었단 말은 듣지 못했다.

지난해 10월 워싱턴의 아산-CFR(미국외교협회)의 원탁회의에서 조태열 외교부 제2차관이 한반도의 ‘황금매듭(새로운 발상으로 단번에 문제를 해결한다)‘을 집중 설명했다. 쌍수로 환영한다. 남북관계에서 핵문제를 분리시키고, 대북 적대정책을 거두기만 하면 된다. 조국의 미래가 거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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