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두규
전라남도 청소년미래재단 원장
아시아문화전당이 9월에 부분적으로 시민들에게 선을 보이고, 11월 25일 정식 개관한다. 고속열차 KTX는 순천과 목포에서 서울까지 2시간 반이면 간다. 광주·전남 혁신도시가 건설된 나주에 공공기관이 입주하면서 전남의 인구가 적으나마 늘어나고, 한국전력은 우리 지역에 에너지밸리 사업을 추진한다. 중국과의 경제교류와 관광객 증가는 중국 전승절 70주년 기념대회에 우리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을 수 없게 했다.

이러한 환경의 변화는 호남의 문화를 알리고, 관광산업이 도약할 수 있는 여건이 된다. 그동안 호남은 해외 관광객이나 수도권 거주자의 여행지로 꼽히지 못했다. 해외 관광객들은 서울, 제주, 부산-경주 등으로 몰려갔고, 호남은 대형 관광 명소와 좋은 숙박지가 없는 곳으로 여겨졌다. 심지어 도로망까지 불편하여 학생들의 수학여행지에도 포함되지 못했다.

이러한 관광 산업에서의 소외는 중심도시인 광주가 문화적으로 빈곤했던 까닭도 크다. 그런데 10년 동안 건설하고 준비한 아시아문화전당은 광주를 문화도시로 가꾸고, 호남을 다시 보게 할 소재이다. 아시아문화전당을 찾아오는 해외 관광객들이 전주 한옥마을로, 순천만과 여수 밤바다로, 목포권의 섬으로 찾아갈 수 있게 할 바탕이 마련된 것이다.

여수박람회장의 사후 활용이 뜻대로 되지 않았지만 순천만정원박람회까지 이어진 박람회 효과는 전남 동부권이 새로운 관광지로 떠오르게 했다. 목포권은 홍도, 진도, 완도로 이어지는 다도해의 풍광이 큰 자산이다. 전라남도에서 추진하는 흑산도 경비행장 건설이 완료되면 홍도를 중심으로 하는 섬 관광의 획기적인 진화가 예상된다. 시․군마다 특색 있는 남도문화를 활용한 관광 산업에 대한 노력이 알차게 열매 맺을 날이 다가왔다.

지난 8월 하순, 필자는 중국 고대의 역사 도시 서안을 다녀왔다. 안내를 맡은 하얼빈 출신 조선족 동포는 중국 관광객의 변화를 전해주었다. 그가 7년 전 처음 서안에 왔을 때 관광객의 80%가 외국인이었는데, 요즈음은 95%가 중국인이라고 한다. 중국인들의 관광 인구가 엄청나게 늘어나기 때문에 관광지마다 관람료를 올려서 통제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진시황릉 부근 병마용 입장료만 4만 원인데, 성수기인 여름방학 때 주말이면 10만 명이 밀려들 정도였다.

이렇게 늘어나는 중국의 관광객들이 우리나라도 휩쓸고 있다. 대륙의 관광객들이 제주도를 즐겨 찾는 것은 섬이라는 이국적 풍경이 있고 이용하기 좋은 호텔, 식당, 면세점 등을 갖추었기 때문이다. 전남의 수많은 섬은 대륙인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는 자연이다. 세계에서 제일 아름다운 섬이라고 할 만한 홍도를 비롯한 수많은 섬을 관광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관광 시설을 재빨리 갖추어야 한다.

더불어 중국인과 관련된 이야기를 연결시킨 테마관광지를 알리는 것이다. 현대 중국 3대 혁명 음악가로 추앙되는 정율성이 성장한 화순-광주가 있고, 임진왜란(정유재란) 때 명나라 수군 도독 진린과 광양만-노량해전에서 전사한 등자룡의 역사가 있다. 진시황이 불로초를 구하러 보냈다는 섬진강과 지리산 산수유마을의 서시천 이야기도 좋다.

중국 왕헌민 광주총영사의 권유대로 호남에는 대규모 관광객보다는 소규모를 알차게 지속적으로 끌어들이는 것이 필요하다. 지역의 자연과 문화와 역사를 관광 상품으로 삼고, 숙박업소를 정비하며 중국 친화적인 분위기를 만드는 일은 발등의 불이다. 문화 관광 산업에 대한 지방행정의 적극적인 발걸음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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