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산컵, 삼산중 신입생 모집에 한 몫
제9회 대회에서는, 서면동산초 ‘우승’

9월 12일 아침을 맞은 삼산중학교. 학교가 쉬는 토요일인데도, 여느 때와 달리 운동복 차림의 초등학생들로 북적거린다. 순천 원도심에 있는 8개 초등학교를 초청해 진행하는 원도심권 초등학교의 챔피언스리그인 ‘삼산컵대회’가 열리는 날이다.

본부석을 중심으로 양편으로 늘어선 초등학교별 천막에서는 학부모와 교사들이 음식을 준비하고, 축구대회에 출전하는 아이들은 천연 잔디구장 곳곳에서 몸풀기 운동으로 부산하다.

오전 9시가 넘어서자 장내 아나운서를 자처한 삼산중학교 김몽주 교무부장의 안내에 따라 경기가 시작되었다. 9회 째를 맞는 올해 삼산컵대회에는 서면 동산초교, 순천북초교, 향림초교, 용당초교, 성동초교, 순천남초교, 성남초교 등 7개 학교가 참가했다. 원도심권 8개 초등학교 중 학생 수가 적은 삼산초교만 선수를 구성하지 못해 참가하지 못했다.

첫 경기는 순천성남초교와 순천남초교의 대결이다. 흙 밭에서만 뛰어 놀던 아이들이 처음으로 천연잔디구장에 선 때문인지 긴장한 기색이 역력하다. 선수는 각각 11명인데, 초등학생 9명과 해당 초등학교를 졸업한 삼산중학생 2명으로 구성되었다. 대신 경기 규칙으로 중학생은 반드시 골키퍼를 맡아야 한다. 신체조건의 차이를 고려한 ‘삼산컵대회’만의 배려이다.

▲ 제9회 삼산컵대회의 첫 경기에 출전한 순천남초교(왼쪽)와 성남초교(오른쪽) 선수들의 모습. 첫 경기에서는 성남초교가 순천남초교를 8: 1로 누르고 준결승에 올랐다.

양팀 인사를 위해 만난 두 팀의 분위기는 천양지차이다. 성남초교는 노란색 유니폼에 축구화와 스타킹까지 갖춰 입었는데, 남초교는 유니폼도 제각각이고, 축구화를 갖춘 선수도 몇 명 되지 않았다.

“삑~” 심판의 호각소리와 함께 경기가 시작되었다.

중앙선 주변에서 약간의 혼전을 거듭하다 5분도 채 지나지 않아 남초교의 골문이 흔들렸다. 조직력과 개인기를 함께 갖춘 성남초교가 첫 골을 터뜨렸다. 골키퍼인 삼산중 3학년(남초교 졸업) 선배 다잡이에도 5분 뒤 또 남초교의 골문이 흔들렸다. 참다못한 남초교 골키퍼가 혼자 드리블을 하며 성남초 진영으로 쇄도했지만 오래가지 못해 막혔고, 얼마 뒤 또 한골을 먹었다.

▲ 성남초교 선수가 순천남초교 선수들을 따돌리며 문전으로 쇄도하고 있다.

경기 결과는 8:1로 성남초교의 대승. 하지만 첫 경기의 강자 성남초교도 북초교의 벽을 넘지 못했다. 결승에서 만난 순천북초교와 동산초교의 대결에서는 동산초교가 2:1로 북초교를 누르고 우승하면서 15만 원 상당의 도서상품권을 챙겼다.

이날 오후 3시를 넘겨서까지 진행된 삼산컵대회는 지역의 초등학생들에게 학교 방문의 기회를 제공하여 삼산중학교에 진학하게 하려는 삼산중학교의 고민에서 나온 대회이다. 그래서 지역의 초등학생과 해당 초등학교 출신 삼산중학생이 함께 팀을 구성해 참여하게 하고 있다. 같은 초등학교 동문끼리 유대를 강화하려는 취지에서이다.

이 대회를 마련한 삼산중학교 박재일 교장은 “우리 학교 재학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해 보니 1/3 정도가 삼산컵대회를 통해 삼산중학교를 알고, 진학하게 되었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앞으로도 계속 시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근 삼산중학교의 학생 수가 급감하면서 신대지구로의 이설이 추진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도 “우리는 내년도 학생 모집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데, 이설 문제가 거론되면서 학부모들이 혼란스러워한다”고 걱정했다. 박재일 교장은 “적정 학생 수를 유지해야 하는데, 신입생 모집이 안되면 지금의 재학생도 피해를 입게 된다”며 “2019년까지는 이전하지 않으니 걱정말고 보내시라고 홍보하고 있다”고 했다.

▲ 순천삼산중학교 전경

삼산중 최수모 교감은 신입생 모집 홍보차 삼산중학교의 강점을 자랑했다. “삼산중학교는 45년 전통의 남자중학교로 교육환경이 우수한 학교”라고 소개했다. 순천 유일의 천연잔디구장과 체육공단에서 지원한 풋살구장과 농구장을 갖췄고, 지난해부터 교과전담 교실제를 시행해, 학생들이 대학교처럼 교과목별로 특성화된 교실을 찾아다니며 수업한다고 소개했다. 과밀화 된 신도심 중학교와 비교할 수 없는 장점이라는 설명이다. 이 외에도 학교에서 가족과 함께하는 1박2일 야영도 하고, 올해부터는 중국 절강성중학교와 국제교류도 추진한다.  

▲ 지난 7월 삼산중학교에서 가족캠프 때 진행된 세족식 장면

삼산중학교 학부모회장 최진선씨도 “학부모들까지 나서 내년 신입생 모집을 위해 애쓰고 있는데, 학교 이설이 추진되고 있어 안타깝다”면서도 “이번 삼산컵대회를 계기로 학교를 방문한 아이들이 삼산중학교로 진학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 QR코드를 스캔하면‘ 삼산컵’축구대회 영상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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