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금당고는 지난해 2월 한 교사의 체벌 이후 뇌사상태였던 송세현 학생이 사망하면서 곤욕을 치렀다. 사망의 직접적인 원인을 두고 논란이 일다가, 우리의 기억에서 멀어져 갈 즈음인 지난 5월 송세현 군의 어머니가 학교를 찾아 1인 시위를 시작했다. 금당고 재단 측의 성의 표시와 함께 재발 방지 등을 요구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송세현 군 어머니의 1인 시위가 한 달이 되도록 재단 측은 꿈적도 하지 않았다. 결국 어머니가 한걸음 물러서고, 학교 측에서 서둘러 합의에 이르렀다.

학생 체벌 이후 사망 사건으로 금당고에 대한 비판적 여론이 사그라질 즈음이 되자, 이번에는 재단과 학교 구성원 간 갈등이 표면화하고 있다. 동문회와 학교운영위원회, 교사 등이 재단 측의 일방적인 학교 운영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는 모양새다.

순천금당고 총동창회가 먼저 발 벗고 나섰다. 총동창회는 9월 9일(수) 아침에 학교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금당고 재단인 청강학원의 전횡을 규탄하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총동문회는 성명서를 통해 “지금의 금당고 재단이사회는 청강학원 초대 김동원 이사장의 숭고한 건학 이념을 잃었다”고 고 밝혔다. 지금 학교 운영에 직접 개입하고 있는 상무이사를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총동창회에 따르면 금당고에서는 지난해 학생 사망 사고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교장의 후임으로 공모 형식으로 외부에서 교장이 부임했다. 그런데 재단 측에서 교장을 감시하겠다며 교장이 학교를 비운 틈을 타서 교장실에 유리로 된 문을 냈다고 한다.

그리고 종전의 교감을 직위해제한 뒤 학교 인사위원회의 동의도 받지 못한 인사를 교감에 임명하려다 구성원의 반발을 사기도 했지만 결국 재단 측의 뜻대로 교감을 임명했다고 한다. 총동창회는 다른 사학재단에 비해 학교지원금을 많이 내지도 않는 재단이 학교 운영에 전횡을 휘두른다며 반발하고 있다.

총동창회는 성명서 발표 하루 전인 9월 8일(화)에 지역 인사의 중재로 재단 측 상무이사와 이사들, 그리고 총동창회장과 특위 위원이 참여하는 간담회가 마련되었지만 성과가 없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총동창회는 그동안 모교 발전을 위해 재단 측에 수차례 대화를 촉구하는 문서와 통화를 시도했지만 재단 측에서 모두 외면하거나 묵살했다며, 더 이상 방치하고 있을 수 없어 성명서를 발표하기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금당고 총동창회는 최근 특별대책위원회까지 구성해 재단의 전횡을 막고 학교 운영의 정상화를 위해, 감사 청구와 항의 시위 등으로 2만 명 동문과 함께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곪은 상처는 살이 되지 않으니 도려내야 한다. 함께 고민해야 할 것은 갈등의 현장이 인생의 중요한 시기를 살아가는 학생들의 교육현장인 만큼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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