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월말 종료 후 재구성 앞둔 순천만생태위원회

2008년 10월 운영에 들어간 순천만 쉼터(위원장 임승규, 이하 쉼터)는 우리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만을 사용해서 50여 가지 친환경 먹거리 상품으로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지역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지역에서 소비하고 고부가가치를 창출해내는 순기능 역할을 해내고 있는 것이다. 쉼터가 도입한 시스템은 로컬푸드(local food)의 원초적 역할로서 지역상품의 소비를 창출하는 기능과 생산에서 가공, 판매 단계를 거치는 고용창출의 역할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이러한 사례는 일본 NHK와 국내 주요 방송에서도 생태수도의 효율적인 시스템을 도입한 우수사례로 대대적으로 보도된 바 있으며, 친환경 먹거리를 활용한 우리농산물의 중요성을 부각시킨 사례로 타 지자체에서도 벤치마킹하고 있다.

 
▲ 순천만 쉼터 전경(위)과 쉼터 내부.
쉼터는 식음료와 생필품, 기념품 등의 판매를 통해 발생한 전체 수익금의 절반을 순천만 인근 주민들의 목적사업비로 사용한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다. 년 매출 8억 원을 올리고 있는 쉼터는 그동안 발생한 이익금으로 쉼터 주변 하수관공사, 대대포구 선착장 화단조성, 생태공원 내 화단조성, 공원 내 화장실 수도·전기요금 납부, 시설부속창고 건립, 순천만 인근 지역민을 대상으로 한 효사랑 봉사활동 등 관광객 편익시설과 주민복지기금 지원을 충실히 해냈다.

쉼터의 순기능은 영업을 해서 이익을 남기는 비즈니스 마인드를 도입하지 않았다. 순천만의 이미지를 제고하고 지역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편안하고 쾌적한 여행이 될 수 있도록 편익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간적 존재로 운영되어 왔기 때문이다. 이러한 운영방식은 영리를 추구하는 목적을 벗어나 공익이 우선시 되는 쉼터가 갖는 본래의 목적을 크게 달성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쉼터에서 근무하고 있는 종사자는 농산물을 임가공 해서 쉼터에 공급하는 공급자 14명. 매장 직원 16명의 인원을 고용하고 있다. 여기에 생산농민 17가구, 가공식품을 납품하는 단체·지역자영업자 21명, 지역 대리점업자 21명을 포함하면 고용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2008년 영업 초기 당시 쉼터는 광주은행 사랑의 통장 만들기 후원 사업비 4700만원의 종자돈을 지원받아 영업을 개시했다. 이후 높은 성장률을 보여 지금은 년 매출 8억 원을 기록하고 있으며 순천시가 투자한 초기투자비용을 감안할 때 부가가치 창출과 활용가치를 급상승시킨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 ‘양동엽 운영실장’은“30여명의 쉼터 종사자들이 안정적으로 생활터전을 꾸려갈 수 있도록 일자리를 만들어 주는 것도 쉼터의 역할이다”고 말했다.
쉼터는 순천시의 운영조례에 의해 매년 순천시와 순천만생태위원회의 임대 계약에 의해 운영을 하고 있다. 조충훈 시장 취임 이후 2013년 재계약 당시 임대료를 2천만 원으로 2배 인상하고 매출액의 3%를 수수료로 순천시에 납부하는 지출의 부담감을 안고 있다. 일부에서는 초기 쉼터의 운영자였던 대대어촌계가 직접운영을 할 수 있도록 주민들에게 운영권을 되돌려주어야 한다는 이의제기도 있었다. 때로는 쉼터의 경영이 이익 창출에 미흡했다는 경영부진의 지적도 있었다. 쉼터 운영실장인 양동엽 씨는 “실질적으로 쉼터의 운영은 순천만을 찾는 관광객 수와 맞물린다. 관광적 요소가 미흡한 상반기에는 비수기, 갈대꽃이 피고 철새가 도래하는 하반기에는 관광 성수기를 이룬다”며 “성수기와 비수기를 감안해 인력을 탄력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일부 지적도 있었지만 고용창출의 목적성을 배제하지 않고 30여명의 종사자들이 안정적으로 생활터전을 꾸려갈 수 있도록 일자리를 만들어 주는 것도 쉼터의 역할이다”고 말했다.

순천만생태위원회의 운영조례에는 “순천만의 지속가능한 이용방안에 대한 자문과 순천만 관련 공익적 사업 등을 수행하기 위하여” 생태위원회가 존속한다고 했다. 우려되는 것은 쉼터가 가지고 있는 순 기능적 요소를 비즈니스 마인드로 바꾸려 한다면 환경과 생태적인 측면을 고려해야 하는 쉼터의 고유 역할을 자칫 흐릴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언급했지만 쉼터는 1년에 한번 순천시와의 재계약을 통해 운영되고 있다. 2013년 7월 종료되는 순천만생태위원회(대표 유상철)는 순천만의 보존적 측면을 고려하지 않고 축제행사에 편중했다는 지적이 많았었다. 때문에 5년 동안의 활동과 쉼터 운영에 대한 정확한 평가 보고서를 만들어내야 한다. 시장이 바뀔 때 마다 변하는 정책. 순천시는 새롭게 출범하는 순천만생태위원회 위원 구성에 신중성을 기해야 한다. 일렬의 과정을 비추어 볼 때 순천시장의 마인드와 순천만생태위원회 구성이 어떻게 이루어지느냐에 따라 순천만과 쉼터의 운영 방향이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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