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정치무대에서 활보하는 사람들, 방송에 나오고 언론에 대서특필되는 사람들이 마치 희미한 환영 내지 그림자처럼 보이는 것은 왜 그럴까? 정통성 없는 정권이 떡고물처럼 던져준 자리들, 즉 의원, 장관, 공기업 대표, 무슨 장 자리를 덥썩 덥썩 받아먹고, 마치 성공한 사람처럼 행세하는 이들이 과연 제정신이 있는 사람인가 말이다. 이들 상당한 역할 내지 출세를 한 듯한 사람들이 나에게는 살아있는 사람으로 보이지 않는다. 대부분 꼭두각시 또는 로봇으로 보인다. 이들은 일제 강점기 뭇 백성들이 고통 받고 있던 때에 총독부로부터 여러 가지 작위와 수훈을 받고 거들먹거리던 사람들과 얼마나 다른가?
밀려난 새누리당 유승민 대표가 한마디 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옛 속담에 “새는 죽으려면 그 노래가 슬프고, 사람이 죽으려면 그 말이 선하다”고 했다. 쫓겨 가는 마당에 마지막 말이 인상적이다. 그렇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고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진실은 단순 소박하다. 그 단순 소박한 것을 보는 것이 안목이고 그것을 살아내는 것이 의미 있는 삶이다. 아무도 정치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임을 인식하고 그렇게 되도록 관심 갖고 연대하고 참여하면서 사는 것이 국민의 의무다. 내 가족, 내 처자식 건사하고 살기도 어렵다는 것은 알지만, 그래서는 일이 안 풀린다. 우리는 세월호 참사에서, 메르스 사태에서 내 가족의 평안과 행복만 생각해서는 그것도 지킬 수 없는 세상에 살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보았다. 정치와 사회가 건강하지 않으면 나와 내 가족의 안전도 지키기 어렵다.
내년 4월이면 다시 총선이다. 새민련은 당 혁신위원회를 구성하여 새롭게 시작하겠다고 한다. 김상곤 씨가 무언가 작품을 만들어 내려고 애를 쓰고 있다. 그러나 솔직히 결과에 대한 기대는 별로 없다. 정당의 구조와 그 복잡한 역학에 대해 나는 잘 모르고 관심도 없다. 다만 이제까지 130석을 가진 막강한 야당으로서 새민련이 보여준 모습은 너무 초라하고 한심하다. 도대체 우리나라에 야당이 있었던가 묻고 싶다. 국민에게 어떤 존재감도 주지 못했다. 정말 당 혁신이라면 먼저 당의 중진이요, 몇선 의원이요 하는 사람들, 그들부터 국민 앞에 사죄하고 모두 물러나야 한다. 나라를 이 꼴로 만들어 놓고 중진이 어디 있고 원로가 무엇인가?
친노, 비노, 호남 등 계파가 무엇 하자는 것인가? 정말로 참신하고 유능한 후보가 공천받아야 한다. 그런데 그렇게 할 수 있을까? 글쎄다. 그렇다고 이 지역 순천에서 다시 새누리당이 당선되고 활개치는 모습을 보는 것도 딱한 일이다. 기존의 정당을 떠나 나라와 백성을 생각하는 양심적인 사람을 기대하는 마음이 있다. 시민들이 함께 고민하고 모색할 지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