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요...

조금 우습지만 저는 항상 불안한 마음을 안고 다닙니다. 무언가 잘 안될 때는 물론이고 일이 잘되고 있을 때에도 역시 불안해요. 일이 안 될 때에는 내 능력이 모자라는 것을 탓하면서 우울해 하죠. 미리 준비하지 못한 것을 후회하기도 하고요. 비록 일이 잘된다고 해도 앞날에 대한 걱정으로 다시 불안해집니다. 일이 중단될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고, 새로운 어려움에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걱정도 되고요. 그래서 동아리에서 무슨 일을 맡으면 그 순간부터 고민이 시작되지요. 공부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평소에 열심히 하지 않는 것이 이유인지는 모르지만, 언제나 뭔가 부족한 것 같아요. 제가 하고 있는 일이나 친한 사람, 그 무엇이 되었든지 혹시 잃어버리지 않을까, 실수하지 않을까 불안해요. 물론 그러다 보니 자꾸 우울해지기도 합니다. 어떻게 하면 이런 마음을 벗어버릴 수 있을까요?


이러면 어떨까요

항상 불안한 마음이 든다고 하셨네요. 무언가 실수하지 않을까 걱정되어서라고요? 그런데 일이 잘 안될 때뿐만 아니라 잘 되고 있을 때에도 역시 불안한 마음이 생긴다고 하셨네요. 게다가 자신의 능력이 모자라다고 생각되거나 실수한 것에 대해서 두고두고 후회하는 것 같아요. 공부를 할 때나 동아리 활동을 할 때에도 마찬가지라고 하셨네요. 자꾸 무언가 놓치고 있다는 생각이 들고 망칠 것 같은 기분에 힘들다는 거지요.

언제부터 그런 불안감을 느꼈는지, 얼마나 자주 경험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되도록 이런 감정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만은 확실한 것 같군요. 먼저, 그런 느낌과 생각을 하게 된 이유부터 생각해 보기로 해요. 혹시 그렇게 생각하게 된 사건이 있었던 것은 아닌지요? 큰 충격을 주었던 경험 말이에요. 그 당시에는 잘 몰랐는데, 힘들 때면 떠오르는 사건 같은 것은 없는지 생각해 보세요. 어떤 것이 자신에게 영향을 미쳤는지 잘 생각해 보세요. 만약에 예전에 걱정하는 것과 유사한 경험을 했거나 봤다 해도 그것은 이미 지난 과거이거나 다른 사람이 경험한 일일 뿐입니다. 똑같은 일이 다시 생기리란 보장도 없고, 또 그 일이 자신에게 일어나란 법도 없어요.

미래는 아무도 알 수 없지요. 그래서 모두 조금씩 불안해하고 때론 우울해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 열심히 노력하고, 현실에 최선을 다하게 되는 거예요. 일단 지금 자신이 할 수 있는 것, 해야 할 것에 최선을 다하면 불안을 잊을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현재는 미래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어 내가 노력한 만큼의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기도 하죠. 그렇습니다. 미래의 어떤 사건이 마치 자신을 기다렸다는 듯이 다가오지는 않을 거예요. 미래는 현재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일 뿐이랍니다. 만약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는데도 결과가 나쁘다면 이 일에는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하는 겁니다. 만약 그 일 때문에 누가 떠난다면 그건 그 사람의 결정과 판단에 따른 것이지, 누구의 탓은 아니랍니다. 게다가 사람은 만나면 또 헤어지기 마련이구요. 잘 아시지요? 누구도 사람을 자신의 뜻대로 움직일 수는 없다는 것 말이에요. 사실 생활 속에서는 예상하지 못한 돌발 사건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미리 그것에 대해 불안해 할 필요는 없잖아요? 그 대신 이 기회를 자신의 능력을 시험해 볼 수 있는 기회로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대처해 보면 어떨까요? 이미 지난 것은 과거로 접어 두세요. 그 곳에서 얻을 것은 교훈입니다. 또, 최선을 다하고 그 결과에 대해서는 미련을 갖지 말도록 하세요. 대신 현재만 생각하세요. 자신이 감당할 수 있기 때문에 그 일이 맡겨 진 것이라고 생각해 보세요. 그리고 아직 청소년인데 실수를 하면 어떻습니까? 실수를 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실수를 통해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하답니다.

그리고 또 하나, 너무 많이 욕심내지 않으면 좋겠어요. 하나도 잃지 않거나 언제나 완벽하려는 것에서 벗어나 보세요. 결과가 아니라 그 과정을 즐길 수 있기를 바래요.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감을 갖는 것이 필요한데, 많은 성공과 실패 경험은 자신을 단련시키는 데 도움을 주지요. 하지만 지금은 실패보다 작은 것이라도 성공을 자주 경험하도록 하세요.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을 갖게 될 겁니다. 거창한 일이나 너무 쉬운 일 말고 약간의 긴장감을 줄 수 있는 일거리를 찾아 그 일을 완성해 보세요. 차차 불안도 줄고 우울한 마음도 사라질 겁니다.

불안을 느끼는 것은 나름대로 장점이 있어요. 가능한 한 철저히 준비할 수 있게 하니까요. 하지만 그 정도가 지나치면 병이 될 수 있답니다. 자책하지 말고 힘들면 주위에 도움을 요청하세요. 흐린 날에는 먼 곳까지 볼 수 없지요? 그렇습니다. 불안감과 우울은 우리 마음의 날씨를 흐리게 한답니다. 자신감을 가지고 현실에 최선을 다하세요. 미래를 보는 시야도 맑아질 겁니다.

조연용 순천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소장
순천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 (국번없이) 1388/www.scyouth1388.or.kr / (061)749-4402

저작권자 © 순천광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