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창진
똑소리닷컴 운영자
4월 초 여수의 가까운 사람들과 라오스 여행을 다녀왔다. ‘꽃 보다 청춘’이라는 어느 TV 프로그램에서 라오스가 소개되면서 우리나라 관광객이 대폭 늘어났다. 인천공항에서 비행기로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까지는 6시간 정도 걸린다. 꽤나 먼 곳인데도 많은 사람이 찾는 것은 지금껏 잘 알려져 있지 않아서 일 것 같다.
 
라오스 인구는 600만 명 정도이고, 크기는 한반도와 비슷하다. 주로 산악 지형이어서 큰 도시가 형성되지 않았다. 그나마 ‘꽃 보다 청춘’에서 소개한 수도 ‘비엔티안’과 ‘방비엥’, ‘루앙프루방’ 등 세 도시가 멀리 떨어져 있지만 서로 성격이 달라서 관광 상품이 되었다.

늦은 밤 비엔티안공항에 내려 숙박을 하고, 다음 날 대통령궁과 사원, 박물관을 구경하였다. 국내선 비행기를 50분 정도 타고, 400km 떨어진 북쪽 ‘루앙프루방’으로 갔다. 유네스코가 정한 세계문화유산도시 ‘루앙프루방’은 프랑스 식민지 때 수도였다. 유럽 분위기가 물씬 풍겨 유럽인들이 즐겨 찾는 휴양지이다. 밀림 속 석회암 꽝시폭포도 좋았지만 새벽 일찍 승려들의 탁발 공양 행렬 참여는 색다른 불교 문화 경험으로 인상적이었다.

다음 날 ‘방비엥’으로 가기 위해서 5시간 정도 버스를 타고 아슬아슬하게 해발 1800m가 넘는 운남산맥 고개를 넘었다. ‘방비엥’은 젊은이들의 활력이 넘치는 도시였다. 자전거와 모터싸이클, 열기구, 카약, 롱테일보트, 짚라인 등을 탈 수 있다. 튜브에 누워서 동굴 속을 탐사하는 체험형 관광은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인기였다.

마지막 날 3시간 이상 버스를 타고 다시 ‘비엔티안’으로 가기 위해 남쪽으로 내려갔다. 가는 길 강에서 뗏목 선유를 즐기면서 점심 식사를 하고, 바다가 없는데도 지하수를 파내어 소금을 만드는 소금마을을 들렸다. 밤 11시 50분 출발 비행기를 타기 전에 ‘비엔티안’에서의 두 번째  관광을 하였다. 사원과 탑, 민속춤 디너쇼, 메콩강 야시장을 보는 것으로 3박 5일 라오스 여행을 마쳤다.

보잘 것 없는 작은 도시이지만 세계의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라오스를 보면서 남도 관광을 생각해보았다. 지금처럼 이웃 도시끼리 경쟁적으로 관광객 유치하는 것은 소리만 요란할 뿐 별 소득이 없다. 이동 거리가 무려 400km가 떨어졌는데도 3개 도시를 패키지로 묶은 라오스 여행이 좋은 사례이다. 이에 비해 불과 1시간 거리 안에 있는 동부권 도시들은 더욱 유리하다. 서울이나 제주와 묶어서 각 도시의 특성을 살려 연계 관광 상품을 만들면 중국 관광객 등 해외 관광객 유치도 가능하다.

관광 추세가 보여주는 관광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휴양과 레저가 포함된 3박자가 맞아야 한다. 여기에 잘 맞는 도시가 모여 있는 곳이 바로 우리 지역이다. 순천은 불교 사찰 체험과 생태 정원, 여수는 야경이 아름다운 밤바다와 해양레저 스포츠, 광양은 섬진강 체험과 백운산 치유, 구례 지리산, 고흥 소록도와 우주센터, 보성 녹차밭과 태백산맥 등이 널려있다. 따라서 과거와 현재, 미래가 모여 있는 관광 자원을 상품화할 수 있는 마케팅이 필요하다. 경치 좋은 숙박 시설과 남도 음식을 엮어 1박 2일과 2박 3일, 그 이상의 관광 상품을 만들 수 있다. 이를 추진하기 위한 가칭 ‘남도관광공사’ 또는 ‘기획단’을 만들고, 공무원이 공동 근무를 한다.

문화체육관광부가 5월 1일부터 14일까지를 관광주간으로 선정하였다. 학교에서는 단기 방학을 권장하면서까지 전 국민 휴가여행 활성화를 꾀하고 있다. 당장 실천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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