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삼영
순천대 환경교육
학과 교수
순천대학교 사범대학에는 환경교육과가 있다. 1996년에 학과가 개설되었으니 햇수로 벌써 18년째이다. 국립대학에 학과가 개설된 이유는 그 과목을 가르칠 교사를 양성하기 위함이니, 중등교과 과정에 환경과목이 등장한 것도 그 시기 즈음이다.

환경 과목이 제6차 교육과정(1992년)에 도입된 이유는 환경과목이 이 시대를 살고, 또 미래를 이끌어갈 국민들에게 꼭 필요한 과목이라는 시대적 요구와 국민적 공감대가 반영된 것이었다. 환경과목이 처음 중등교육과정에 개설되었을 때, 환경교육 전문가들은 물론이고 많은 사람들에게 우리나라의 환경, 나아가 지구적 환경 문제가 개선될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될 것으로 인식되었다. 환경교사가 되려는 학생들이 많았고, 교사들 중에서 환경에 대해 체계적으로 공부하고 싶어 대학원을 찾는 경우도 많았다.

그러나 18년이 지난 지금 환경교육과는 존폐위기에 놓여있다. 직접적인 이유는 중고등학교 선택과목인 환경을 학교에서 선택하지 않기 때문에 교사를 양성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학교도 환경을 가르치려하지 않고 학생도 환경을 배우고자 하지 않는 것이다. 학교 문을 나가면 환경이 중요하고, 우리의 미래는 환경을 보전할 때만 지속가능하다는 말과 문구가 홍수를 이루는데도, 정작 학교에서 환경과목을 선택하여 가르치겠다는 학교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생태도시 순천에서 환경과목이 개설된 중․고등학교는 단 한 곳도 없다.

환경과목만 선택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학교 환경교육 자체가 붕괴되고 있는 실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학교 환경교육의 침체와 달리 사회환경교육은 여러 가지 시대적 요구(체험위주 교육 및 활동에 대한 사회적 수요 증가, 학생의 비교과 활동 장려, 사회문제 해결에 참여하고자 하는 시민의식의 증대 등)에 힘입어 그 나마 명맥을 유지하며 학교 환경교육을 대신 떠맡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학교 환경교육과 사회 환경교육은 서로 대체가능한 것이 전혀 아니며 상호보완적으로 이루어져야한다. 환경보전은 환경문제를 안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앎을 바탕으로 가치관이 변해야하고, 참여하고, 행동해야 비로소 세상이 바뀐다. 그렇기 때문에 교육이, 그것도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한 것이다. 사회환경교육이 체험과 참여 면에서 훌륭한 교육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면, 학교는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환경지식과 지속적인 교육을 통한 가치관의 변화에 기여하는 것이다.

오늘도 우리는 뉴스나 신문에서 미세먼지, 원전재가동, 송전탑, 물 부족, 먹거리 등 환경문제와 밀접한 사회적 이슈를 접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 나는 얼마나 정확히 알고 있으며,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고, 어떤 주장을 하는가?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하니 나는 알 수 없으며 전문가들이 양심적으로 잘 해주길 바랄 수밖에 없는 것인가?

우리 순천은 자타가 공인하는 생태도시이다. 전 세계가 부러워하는 순천만을 가지고 있고 국가정원 1호로 탄생할 순천만정원이 있다. 이것이 결코 저절로 얻어진 것이 아니다. 많은 시민들의 관심과 희생과 참여의 결과물이다. 소중한 순천을 지키고 더욱 멋진 곳으로 만드는 것 또한 저절로 되지 않는다. 어린 학생들에게 학교에서 좋은, 신나는 환경교육기회를 제공해야하는 것이 당연하고도 시급한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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