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봄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전국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그동안 잘 해오던 경남의 학교 무상급식을 경남교육청과 학부모들의 반대에도 중단시켰기 때문이다. 이제 경남의 초․중학생은 다른 지역과 달리 매월 5만 원 안팎의 급식비를 내야 한다.

과거 무상급식 논쟁에서는 보수세력의 목소리를 대변하며 무상급식을 반대했던 대표적 인사가 오세훈 서울시장과 문용린 서울교육감이다. 하지만 그들은 선거에서 패배한 후 세간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그로부터 4년 후 홍준표 경남지사는 이미 지원하고 있던 학교 무상급식을 중단했다. 홍준표 경남지사의 이번 결정이 향후 그의 정치적 진퇴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는 두고 볼 일이나, 남의 밥그릇 빼앗아 잘 된다 한들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다.

경남이 무상급식 논쟁으로 한바탕 소란을 겪고 있는 반면 우리 지역은 무상급식에 대한 이견이 그리 큰 것 같지는 않다. 더 나아가 순천에서는 고교 무상급식을 주제로 의견을 나눴으면 좋겠다.

조충훈 순천시장은 지난해 6월 지방선거 때 ‘고등학교 전면 무상급식 실시’를 공약했다. 현재 초․중학교와 면지역 고등학교는 전면 무상급식이 시행되는 데 반해 동지역 12개 고등학교는 급식비의 25%만 지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산액을 기준으로 순천시의 살림살이는 연간 1조 원에 육박한다. 2015년 본예산액이 8245억 원이니 추가경정예산안을 2~3회 편성할 것을 감안하면 올해도 1조 원은 무난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충훈 시장의 공약대로 고등학교까지 전면 무상급식을 하려면 추가로 필요한 예산은 연간 약 33억 원이다. 순천시는 이 중 절반을 전라남도에서 지원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는데, 전라남도가 이를 수용한다면 순천시는 연간 18억 원을 추가 확보하면 고교 무상급식이 가능하다.

순천시의 연간 재정규모를 감안할 때 그렇게 부담스러운 금액은 아니어서, 조충훈 시장만 결심하면 당장이라도 고교 무상급식은 가능한 상황이다.

순천시는 지난해 교보생명을 매입하는 데 36억 원을 투자한 데 이어 올해는 순천부읍성 관광자원화 사업에 250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원도심의 주차난 해소를 위해 주차장을 조성하겠다며 시민로 주차장에 19억 원, 웃장 주차장에 53억 원, 성동오거리주차장에 52억 원을 들여 잇따라 땅을 사들이고 있다.

예산을 편성하고 집행할 때는 사업의 우선순위와 예산투자 대비 효과 등을 종합 검토해야겠지만 목민관이라면 “얼마나 더 많은 사람이 혜택을 볼 수 있는가?”도 놓치지 않아야 할 원칙이다.

기왕에 공약으로까지 제시했으니 교육도시 순천에서 고교 전면 무상급식이 하루라도 빨리 실현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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