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선일 한국유기질비료산업협동조합 이사장
지난 칼럼에서 푸드마일리지에 대하여 살펴보았습니다.

사실 글을 준비하면서 제 자신도 깜짝 놀랐습니다. 자료를 살펴보니 2007년도에는 한국 5121t.km와 일본 5462t.km로 엇비슷했습니다만 2010년도에는 한국 7085t.km에 비해 일본은 5484t.km로 한일간 현격한 차이를 보였기 때문입니다. 국가가 당연히 해야할 일을 방치했을 때 어떤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확실한 사례가 아닌가 싶습니다. 3년이 지난 2013년의 푸드마일리지 격차가 어떤 수치를 기록할지 궁금하면서도 두렵기까지 합니다.

현재 한국의 푸드마일리지는 7085t.km로 세계 1위일 뿐 아니라 국가별 1인당 식품수입량 468kg으로 세계1위, 음식물쓰레기 배출 역시 연간 18조원에 이르는 500만 톤으로 세계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이런 수치는 지금 우리나라에서 가장 멀리 있는 식품을, 가장 많이 수입하여 제대로 소비하지도 못한 채 음식물쓰레기로 버리는 비정상적 시스템 속에 빠져 있음을 뜻합니다. 우리 자신이 그런 비정상적 시스템을 유지, 발전시키는데 일조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시키고자 하는 방법 중에 하나가 채식주의 운동입니다. 축산을 하고 있는 제가 채식주의를 이야기하는 것이 염치없는 일인 줄은 알지만 어쩌면 채식주의가 축산과 가장 연관이 있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세계의 허파인 브라질 아마존 지역이 급속하게 파괴되고 있습니다. 인간의 편리함을 위한 목재, 금속자원 등을 얻기 위한 것도 있지만 가축을 기르기 위한 목초지를 얻기 위해서 많은 산림을 파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더 많은 고기를 생산하려면 더 많은 목초지와 사료로 쓸 곡물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더 많은 농경지가 필요한 바, 이에 필요한 농경지를 조성하고자 아마존 지역을 비롯한 지구상의 산림을 무차별적으로 파괴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지구환경의 보호와 공존을 위해 채식을 하는 사람이 늘고 있습니다. 물론 건강상의 이유로 채식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보다 많은 사람들은 고기를 먹는 것이 지구를 파괴하는 것과 직결되어 있다고 생각하여 채식주의 운동을 하는 것입니다. 우유나 버터, 달걀까지도 배제한 완벽한 채식주의자인 비건(vegan)에서부터 유제품이나 생선 등을 먹는 채식주의자 등 여러 종류가 있지만 그 기본은 지구와 환경을 생각하는 것이겠죠.

친환경농업을 생각하면서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답은 여러가지일 수 있습니다. 코덱스기준을 준수하기 위한 유기축산과 유기농업의 순환 사이클을 만드는 운동에서부터 에너지와 환경을 중시한 로컬푸드운동, 그리고 지나친 육식이 가져온 환경문제를 해결하자는 채식주의 운동까지.

그러나 적어도 한 가지만은 분명한 답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우리 주위를 찬찬히 둘러보면 그속에 우리의 이웃이 있으며 그 이웃이 땀흘려 생산한 건강한 먹을거리가 존재한다는 사실 말입니다. 지금부터 우리가 아니, 바로 내가 어떤 먹을거리를 선택하느냐의 문제는 바로 우리 이웃의 생사를 결정짓는 행위라고 생각합시다. 작지만 생활속에서 쉽게 바꿔나갈 수 있는 행동 하나하나가 역사의 큰 물줄기를 바꿀 수 있다는 믿음을 가져보는 것은 어떠할런지요.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단 한 가지라도 실천에 옮긴다면 그것이 농업과 환경을 살리는 지름길이 된다는 믿음을 주위의 여러분과 공유해 봅시다.

누구를 위해?  나 자신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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