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진옥
순천기상대장
지난 2월 19일은 우리나라의 최대 명절인 설이었다. 절기상 양력으로 ‘우수’이기도 했다.

‘내리던 눈이 녹아 비가 된다’는 뜻인 우수(雨水)는 봄에 들어선다는 입춘(立春)과 동면하던 개구리가 놀라서 깬다는 경칩(驚蟄) 사이에 있는 24절기 중 하나이다. 입춘으로부터 15일 후인 양력 2월 19일 또는 20일이 우수이며, 태양의 황경이 330°의 위치에 올 때를 말한다. 

절기(節氣)는 태양의 움직임을 따라 계절의 변화를 등분한 것을 말하는데, 황도에서 춘분점을 기점으로 15° 간격으로 점을 찍어 총 24개의 절기로 나타낸다. 사계절마다 6개의 절기로 나누어지는데 ‘우수’는 봄의 절기 중 두 번째이다.

봄의 시작은 여러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 24절기상으로 볼 때 봄의 시작을 입춘(2월 4일경)이고, 일반적인 계절 구분으로는 3월 1일을 봄의 시작으로 본다. 그리고 천문학적으로는 춘분(3월 20일경)을 봄의 시작이라고 본다. 또 기상학에서는 일 평균 기온이 5℃ 이상으로 올라가는 때를 봄의 시작으로 보는 의견이 많다.

“우수, 경칩에 대동강 풀린다.”는 속담도 있듯이 우수가 되면 그동안 얼었던 강이 풀리고, 우수와 경칩이 지나면 아무리 춥던 날씨도 풀리고 봄바람이 불기 시작하며 초목이 싹트는 완연한 봄을 느낄 수 있다.

이처럼 ‘우수’는 이제 추운 겨울이 가고 다가올 봄을 맞이하게 된다는 뜻이다. 옛사람들은 우수 이후 15일간의 기간을 5일씩 세분하여 첫 5일간은 수달이 물고기를 잡아다 늘어놓고, 다음 5일간은 기러기가 북쪽으로 날아가며, 마지막 5일간은 초목에 싹이 튼다고 하였다.

입춘을 지나 간이역쯤 되는 우수는 완연한 봄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셈이다. 이처럼 아직은 밤과 아침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고 간혹 눈이 쌓일 만큼 여전히 춥지만 우수가 지나면 서서히 봄기운이 찾아오고 얼었던 땅에 새 생명의 기운이 가득하게 될 것이다. 

 “우수 뒤에 얼음같이”라는 속담처럼 얼어있던 얼음이 슬슬 녹아 없어지듯이 나쁜 일은 모두 보내고 다가올 따스한 봄기운처럼 모든 일에 희망이 함께 하길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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