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의 늘봄학교 확대 정책이 발표된 이후 많은 논란이 되고 있다. 늘봄학교란 윤석열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 중 하나로 방과 후에 학교에서 오후 8시까지 정규 수업 외에 다양한 맞춤형 교육활동과 돌봄을 학교와 지역사회의 자원을 활용하여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정책이라고 한다.

2023년 늘봄학교 시범학교를 운영했고 2024년부터는 늘봄학교를 확대하고 본격적인 시범운영에 들어가며 2025년에는 전국적으로 전면 확대되어 시행될 예정이라고 한다.

순천교육지원청은 2023년 늘봄학교 시범교육청으로 늘봄학교 시범학교(7개교)를 운영했다.

지난 214일 지역의 교육문제를 제안하고 토론하는 공론의 장인 지역교육력회복실천공동체61차 정담회가 열렸다.

정담회의 주제는 초등돌봄과 지역교육공동체의 역할이었다. 이날 정담회에는 학부모, 초등학교 교사, 중학교 교사, 지역아동센터장, 마을배움터 활동가, 회복적평화써클 활동가, 마을공동체지원센터, 우리마을교육연구소, 평생교육과 등 20여 명의 참여자가 돌봄을 주제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순천지역 교육 공론의 장인 "지역교육력회복 실천공동체-제61차 정담회" 안내
순천지역 교육 공론의 장인 "지역교육력회복 실천공동체-제61차 정담회" 안내

 

2024년 늘봄학교를 시범운영했던 모 초등학교 교감은 기고문을 통해 늘봄학교의 현실적인 상황과 고민을 제출했다.

순천은 학교 규모에 따라 초등돌봄교실이 1~4 교실까지 운영되고 있다. 초등돌봄교실은 돌봄전담사가 배치되어 1실당 25명의 학생을 안전하게 관리하고 있다. 하지만 늘봄교실은 자원봉사자가 배치되어 학생들 간식 및 출석 관리를 하고 있어, 학생들이 다치거나 다툼이 생길 때 난감한 상황이 발생한다.

이런 상황을 학부모들에게 전달하는 과정에 복잡하고 거침없는 민원이 쏟아진다라며 늘봄교실의 현실에 대해 이야기했다.

더불어 초등 저학년 아이들을 안전한 공간에서 돌봐주는 것은 반드시 필요한 일이지만, 그것이 꼭 학교여야 하고 그 일을 꼭 교사들이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지자체에서 초등 돌봄 수요가 많은 지역(신대, 오천, 용당)의 학교 인근에 돌봄센터를 구축해서 모든 아이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는 것이 시급하다라고 제안했다.

마을공동체 활동가는 돌봄의 수여자는 과연 누구인가? 초등 저학년 학생들인가? 아이를 맡기는 부모들인가? 아이들의 입장에서 저녁 7시까지 학교에 있다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지가 궁금하다라고 말하며, 돌봄의 당사자인 아동의 상황에 대해 문제의식을 던졌다.

지역아동센터 관계자는 지역아동센터는 보건복지부 산하 방과 후 돌봄을 수행하는 곳이다.

돌봄의 주체는 아이들이지만 부모의 선택에 의해 돌봄터가 결정되고 있는 현실이다.

기존의 다양한 돌봄정책에 대한 충분한 조사를 통해 정부정책이 제시되지 못해 아쉽다.

지역 안에서 안전한 돌봄이 되도록 관계있는 다양한 기관과 사람들의 의견이 수렴되어 지역돌봄정책이 이뤄져야 한다. 아이들의 입장에서 보더라도 학교에서 13시간을 보낸다는 것은 아이들에게 고문이다라고 밝혔다.

또한 정부의 돌봄정책은 아이들 중심이 아니라, 맞벌이 부모와 저출산정책과 연계한 정책이다. 저녁 돌봄을 원하는 부모들은 통계에 의하면 0.5% 정도이다. 늘봄학교의 프로그램 강사들이 아이들의 일상을 관리할 수 없다.

지역아동센터, 마을교육공동체 등 현재 지역에서 이뤄지는 다양한 돌봄 상황을 잘 살피면서, 돌봄이 필요한 곳에 늘봄학교를 도입해야 한다. 전면적인 도입은 문제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초등학교 아이를 둔 학부모는 돌봄정책은 노동의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 부모들이 10시간 이상을 회사에서 일해야 하는 현실이 존재하기 때문에 늦은 시간에 아이를 돌봐야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돌봄정책과 노동패러다임을 바꿔야 하는 사회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돌봄 정책을 바라보면서 우리 사회 노동 문제를 다시 생각할 기회이다라는 생각을 전해주었다.

2월 14일 초등돌봄과 지역교육공동체의 역할을 주제로 열린 정담회에서 20여명의 다양한 교육 주체들이 함께하고 있다.
2월 14일 초등돌봄과 지역교육공동체의 역할을 주제로 열린 정담회에서 20여명의 다양한 교육 주체들이 함께하고 있다.

또 다른 학부모는 이렇게 말했다.

지역아동센터는 그 마을의 아이들을 가장 잘 돌보고 있는 돌봄터라고 생각한다. 다만, 많은 프로그램과 평가로 이어지는 시스템을 바꾸면 좋겠다. 지역아동센터에 더 많은 지원을 하면 좋겠다. 늘봄학교는 더 많은 프로그램 강사에게는 일자리를 주는 역할은 하겠지만, 아이들은 프로그램 홍수 속에서 과연 행복할 수 있을까? 아파트 지역에서는 아파트 단위 온마을돌봄이 이뤄지고, 마을에서는 마을교육공동체를 중심으로 돌봄이 이뤄지도록 지자체에서 공간을 제공하면 좋겠다. 돌봄에 대한 다양한 욕구와 요구가 있고 다양한 돌봄터에서 다양한 돌봄을 만들어가면 좋겠다.”

지역의 다양한 교육의제를 토론하고 제안하는 교육공론의 장인 지역교육력회복실천공동체’ 61차 정담회에서는 다양한 교육주체들이 돌봄에 대한 많은 의견을 주고받았다.

많은 참여자들의 고민은 한 아이가 자라려면 온 마을이 필요합니다라는 물줄기로 흐르고 있었다.

2019년 순천지역 마을교육공동체 한마당 참여자들이 "한 아이가 자라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19년 순천지역 마을교육공동체 한마당 참여자들이 "한 아이가 자라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우리 지역의 어린이, 청소년들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 돌봄은 반드시 필요하다. 우리들은 서로 돌보고 돌봄을 받는 존재들이기 때문이다.

어린이, 청소년들을 부모와 어른들이 돌본다고 생각하지만, 우리는 어린이, 청소년들과의 만남에서 서로 돌보아지는 경험을 하기도 한다.

학교 돌봄을 포함한 다양한 돌봄터가 필요하다는 것, 늘봄학교 보다는 지역맞춤형 온마을 초등돌봄이 필요하다는 것, 그를 위해 다양한 구성원들이 서로 토론하고 제안하고 아래로부터 돌봄정책이 만들어지고, 지역에서 현실로 이어지는 내일을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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