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무자본 갭투자로 인한 전세 사기 문제로 전국이 시끄럽다. 순천이라고 예외가 아니다. 조직적인 전세 사기 문제는 소형 평수에서 발생하다 보니 피해자들도 청년과 독거노인이 대부분이다.

여름 장마처럼 겨울비가 내리던 날 순천시전세사기피해자대책위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준영씨를 만났다. 김준영 씨는 지난 119일 경찰 연락을 받고 전세 사기를 당한 것을 알게 되었다. 그로부터 한 달간 많은 일들이 있었다. 국회의원 시의원 간담회도 4~5번 하고, 기자회견도 하고, 각종 언론 인터뷰까지 정신없이 달렸다고 한다. “순천에서 한달살이 한 적이 있었는데 좋아서 이사를 왔어요. 작년 3월에 계약을 했는데 그때가 전세 사기가 많이 발생할 때라 나름 유튜브를 통해 공부하고 계약했는데도 사기를 당했어요.”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지역 국회의원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지역 국회의원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비상대책위는 약 110여 세대가 참여하고 있는데 김준영씨를 포함하여 60% 가량은 아직 계약기간이 끝나지 않았다.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정에 관한 특별법에 따른 피해자 지원을 받는 것은 조건이 까다롭고 지원을 받기까지 소요기간이 길어서 실질적인 도움이 되기 어렵다. “어떤 예방책도 어떤 대비도 소용없어요. 임대인이 돈을 안 주면 끝나요. 정부는 전세대출을 권장하고, 임대인은 자기자본 없이 대출금으로 임대사업을 하고, 금융권은 이자 장사만 하고, 공인중개사는 중개비만 받으면 그만이고, 이 모든 게 합쳐져서 임차인만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라며 허탈해한다.

인근 광양시는 작년 11월에 광양시 전세피해 임차인 등 보호 및 지원 조례를 제정했다며, 전세사기 피해자를 지원하는 근거도 만들고, 예방적 차원에서 지원 조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고맙게도 많은 분들이 관심이 있어요. 국회의원 시의원도 여러 차례 만났고, 3월에는 전세 사기 피해자를 지원하는 조례도 발의하기로 했습니다.”고 힘주어 말한다.

전세사기 피해자들에게 이제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이사비, 긴급 생계 지원비, 대출 이자 및 소송비 지원 등이 필요하다. “저는 진짜 순천이 지금도 좋아요. 나무들도 예쁘고 길도 예쁘고 평화로운 느낌이 들어요. 다른 도시에 비해서 따뜻하고.” 김준영씨가 순천에서 따뜻한 봄을 맞이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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