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지역 총선 선거판이 소병철 현 국회의원의 불출마 선언과 순천 선거구 분구 가능성으로 인해 한 때 요동쳤다.

그러나 지난달 29일 여야합의로 선거구 분구가 무위로 끝나고 지난 1일 더불어민주당 손훈모, 김문수 예비후보의 2인 경선으로 가닥이 잡히면서 가시권에 들어서기 시작했다.

민주당 예비후보들은 선거구 분구 결렬에 이어 전략공천이 이뤄지지 않은 것에 안도하는 분위기이다. 선거구 분구 실패만으로도 민주당에 대한 여론이 안좋은데다 지역민의 정서를 무시한 전략공천마저 성사될 경우 민주당 후보의 당선은 장담하기 힘든 분위기 때문이다.

손훈모 예비후보와 김문수 예비후보의 경선은 진작부터 점쳐지기 시작됐다. 선거구 분구 가능성이 높다는 민주당 중앙에서의 전언이 무성해지면서 이 둘의 대진표는 굳혀지고 있었다. 양 진영은 서둘러 경선 전략을 짜기 시작한 흐름도 감지됐었다.

손 예비후보 측은 인지도 면에서 김 예비후보에 앞선다는 판단하에 내심 자신감을 내비쳤다. 조직 면에서도 상대적으로 탄탄해 타 후보보다는 김 예비후보가 상대하기 수월 하다는 입장이다.

김 예비후보 측도 민주당의 다른 예비후보보다는 손 예비후보와의 경선에 환호하는 분위기이다. 불출마 선언한 소 국회의원과 조직력이 강한 신성식 예비후보보다는 해볼만하다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양 진영은 경선 대진표가 발표되기 전부터 소 국회의원 지지세력 끌어안기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김 예비후보는 소 국회의원의 불출마 기자회견장까지 직접 나가서 소 의원을 위로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반해 손 예비후보 측은 그동안 소 의원과의 공동전선을 형성한 관계를 내세워 지지세력 흡수를 낙관하고 있다.

소 의원의 지지세력은 그러나 선거구 분구를 이끌어내지 못한 민주당 보다는 다른 당 예비후보 쪽을 택하는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실제로 민주당에 대한 실망감으로 인해 최대 수혜자로 진보당 이성수 후보가 떠오르고 있는 흐름도 읽힌다.

이 후보 관계자는 유세현장에서 시민들의 지지발언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한다.

이성수 후보 측은 연일 정당보다는 사람을 보고 투표해주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등 민주당 후보들의 약점을 공략하고 있다.

선거구 분구 가능성 여론이 팽배해지고 민주당의 전략공천 소문이 나돌 때만 해도 이 후보 측은 고무됐었다. 모든 상황이 민주당에 불리하게 돌아가는 상황이 나쁘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들은 선거구 분구가 결렬되자 중앙당의 전략공천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반대 입장을 강력하게 주장했다. 손 예비후보는 순천은 2010년 지방선거부터 2016년 국회의원 선거까지 민주당 후보가 무려 7번 연속 낙선한 지역이 됐다이는 숱한 공천 파행과 관계가 있다고 전략공천에 대한 우회적인 비판 입장을 발표했다.

손 예비후보는 순천은 외부인사 영입이 필요치 않은 지역이다민주당의 이번 총선 과제는 영입인사의 낙하산 공천이 아니라 공정한 경쟁을 통한 후보선출이다고 강조했다.

김 예비후보는 지난 20229월 추석 무렵부터 순천에 내려와 길거리에서 비바람, 눈보라를 맞으며 순천시민의 삶을 체험하고 고통을 함께했다순천의 지역 정서도 잘 모르는 외부인사가 전략공천으로 후보가 된다면 땀 흘리며 선거운동을 하는 사람은 바보가 된다고 말했다.

전략공천에 대한 시민의 시선도 곱지않았다. 민주당의 기득권 지키기에 밀려 순천 선거구 분구가 물 건너간 것에 대해 여론조차 가라앉은 상태에서 전략공천은 기름에 불을 지른 형국이 될 수 있다. 순천시민들의 민주당 심판 기세가 만만치 않은 상태였기 때문이다.

최근 민주당 영입인사로 입당한 광양출신의 정한중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전임교수에 대한 여론조사가 지난달 28일 실시돼 전략공천의 가능성이 높아져 민주당 예비후보들 뿐만아니라 시민들까지 긴장했던 점은 이를 잘 말해준다.

이번 총선에서 전략공천을 피한 민주당의 결정은 그나마 민주당 지지세력의 최저선을 지켰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다만 선거구 분구 실패로 인해 돌아선 순천지역 민심의 파괴력은 여전히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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