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 주민들“국궁장 이전해야”요구
순천시,“안전이 우선, 이전 검토 중”
이전 요구 뭉개다 예산만 낭비한 꼴

죽도봉의 국궁장에서 엇나간 화살이 주변 동네에서 놀던 한 어린이의 신체를 스치고 지나간 사고가 뒤늦게 알려졌다. 사고가 발생한 국궁장은 지난해 안전 문제 등을 이유로 이전요구가 있었지만 이전 대신 1억 2000만 원의 예산을 들여 과녁 보호막까지 전면 교체하고도 이 같은 사고가 발생해 뒷말을 낳고 있다.

순천시와 관계자들에 따르면 죽도봉에 있는 국궁장에서 지난 1월 25일(일) 월례대회가 열렸다. 그런데 오후 3시 30분 경 사대에서 쏘아진 화살이 엇나가 주변 동네에서 놀던 한 어린이(여. 10세)의 신체를 스치고 지나가는 사고가 발생했다.

한 주민은 “화살이 박힐 정도였기 때문에 자칫 대형 인사사고가 될 뻔 했다”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주변의 주민들은 “그동안 국궁장에서 민가로 날아온 화살이 40개에 달한다”며 안전조치가 부족했던 것에 대한 문제를 지적했다.

▲ 죽도봉에 있는 국궁장. 지난 1월 이곳에서 엇나간 화살이 주변 동네에서 놀던 어린이의 신체를 스치고 지나가는 사고가 발생해 이전요구가 거세다. 지난해 이전 요구에도 불구하고, 1억 2000만 원을 들여 과녁 보호막을 보강했지만 사고를 막진 못했다.

이번에 사고가 발생한 이 국국장은 지난해 이전 요구가 제기되었던 곳이다. 지난해 10월 17일에 있었던 시정질문에서 허유인 시의원은 “장소가 좁고, 국궁장 인근에 민가와 교회가 있어 화살로 인한 사고 위험이 크다”고 이전을 촉구했다.

하지만 순천시는 “죽도봉 환선정 국궁장의 역사성을 인식하고, 지난해 5000만 원을 투입 사대 보수와 사무실을 정비했고, 올해는 1억 2000만 원을 들여 과녁 보호막 전면 교체작업을 추진중”이라고 답변했다. “장소 이전에는 많은 예산이 필요해, 현재로서는 이전을 검토한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죽도봉 환선정은 서면의 인향정과 함께 순천을 대표하는 국궁장이지만 죽도봉 경사면에 위치해 있어 공간이 좁아 확장하기도 어렵고, 전국대회 등을 유치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특히 국궁장 주변에 민가와 교회 등이 접해 있어 안전사고 위험이 상존한 지역이었다.

이 때문에 지난해 이전 요구가 제기되었지만 순천시는 이전하면 많은 예산이 들어가는 만큼 이전하는 대신 과녁 보호막을 보강하는 등 예산을 추가 투입한 것이다.

하지만 과녁 보호막을 보강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국궁장에서 엇나간 화살이 자칫 대형 인사사고를 불러일으킬 뻔 하자 상황이 바뀌었다.

순천시 스포츠산업과 신봉현 과장은 “무엇보다 시민의 안전이 최우선인데, 위험한 부분이 있었다는 것은 문제”라며 “일단 국궁장 사용 중지를 요청했고, 내부적으로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궁도인은 “그동안 전국대회를 유치하려 해도 죽도봉 국궁장은 규모가 작아 유치에 어려움을 겪었는데, 대회 규격에 적합한 국궁장이 갖춰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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