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승계와 해고의 부당함을 주장하며 들고 일어선 지 어느덧 1년. 그리 긴 시간동안 생계 문제를 비롯해 갖가지 개인적인 어려움이 서렸어도 희망의 끈을 놓지 못하는 데는 작은 소망 때문이다. 자신들이 겪은 아픔을 후임에게 물려주지 않고 싶다는 것이다.

“누군가는 해야할 일이다”면서 단호한 입장을 보인 민주노총 공공연대 순천만국가정원지회의 위인애 씨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처한 환경은 상상 이상으로 열악하다”고 말한다.

위 씨는 4년동안 근무하면서 매년 12월이 되면 해고문자 통보의 두려움에 시달렸다고 한다. 비단 자신만의 공포는 아니었다. “12월 26일에 우수사원으로 표창한 직원에게 같은 달 30일에 해고통보를 날릴 정도로 국가정원 운영체계는 정말 엉망이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업무중 다친 직원이 불가피하게 병가를 낼 경우 무급 처리된다. “오랫동안 국가정원에서 일했던 S씨는 60일 병가를 냈으나 월급 한 푼 못 받았다”며 “그런데도 수탁업체는 건강보험료 본인 부담분을 받아내 S씨는 분통을 삼켜야만 했다”고 들려준다. 이런 사례는 P씨에게서도 일어났다.

“억울하지만 아무 소리도 못했던 것은 고용불안 때문이었다”며 “일반 사기업도 아니고 공공기관인 순천시로부터 위탁받은 공공성이 강한 일자리에서 벌어진 일이라곤 믿어지지 않았다”고 위 씨는 말했다.

전업주부로 가정을 돌보면서 희망누리봉사단 소속으로 봉사활동을 10년 넘게 했다는 위 씨는 “그 때는 그렇게 노관규시장이 봉사현장에 나와서 살갑게 이야기도 많이 나눴는데 지금은 TV에서나 노 시장을 볼 수 있다”면서 “해고를 시킨 이유와 고용승계를 하지 못한 점등을 조목조목 설명하는 자리만 만들어졌어도 우리 노조원들은 이해했을 것이다”고 말했다.

오랜 스트레스로 구강암이 의심돼 조직검사까지 받았다는 위 씨는 “같이 고생했던 동료들이 버티지 못하고 하나 둘 씩 노조를 떠나갈 때 가장 슬펐다”며 “우리를 위해서가 아니라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순천시민이란 점을 염두에 두고 이들에 대한 노동환경이 제발 개선됐으면 한다”라고 울먹였다.

자신들이 겪은 아픔을 후임들에게 물려주고 싶지 않다고 위인애 씨는 말했다.
자신들이 겪은 아픔을 후임들에게 물려주고 싶지 않다고 위인애 씨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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