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동부청사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게 되었다. 2011년 경기도 북부청사, 2015년 경남 서부청사에 비해 뒤늦기는 하지만 환영할만한 일이다. 전남도청 동부청사는 지난 724일부터 청사 완공으로 본격 업무에 돌입했다. 동부청사는 570억원 예산을 들여 3240부지에 지하 1, 지상 3층 연면적 13규모이다.

동부청사는 도청이 서부권에 치우쳐 있어 야기된 동부권 주민의 민원 불편을 해소하고, 동부권에 흩어진 도 산하기관을 통합하기 위해 시작되었다. 김영록 도지사는 2018828일 전남 동부지역본부 환경산림국 업무보고에서 동부권 통합청사 건립을 통해 동부지역 전체에 관심을 가지고 지역민들의 대변자 역할을하고, 향후 여건이 되면 통합청사에 행정부지사를 두겠다고 밝혔다. 이번 동부청사 개청으로 김영록 전남도지사의 민선 7기 핵심 공약이 5년만에 지켜진 것이다.

동부청사 개청으로 조직규모가 커져서 동부지역 민원해결이 많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200511월 전남도청이 전남 무안군 남악으로 이전하면서 동부지역 출장소도 세워졌다. 개소 당시 동부지역 출장소는 13담당 17명에 불과했다. 2014년 동부지역본부가 출범하면서 1311담당 56명으로 확대되었다. 20197월 동부지역본부 조직개편으로 135명이 되었다. 236월 동부청사 개청으로 31지원단 1담당관 11개과 320명으로 확대되었다. 직전보다 약 2.4배 이상 규모가 확대된 셈이다.

동부청사 개청에도 불구하고 전남 동부권 소외론이 확산되고 있다. 먼저 타도 제2 청사보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여전히 작다는 지적이 많다. 경남 서부청사는 5개국 23개과이다. 경기도 북부청사는 행정 2부지사 61131개과이다. 과로 비교하면 전남 동부청사는 경남 서부청사의 약 절반 규모이고 경기도 북부청사의 약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전남동부 7개시군이 전남인구 180만명의 절반인 90만명이고, 전남 수출의 90%를 차지한다는 점에서 보았을 때 동부지역 주민들의 소외감을 이해할 수 있다.

두 번째로 동부청사 조직재편 과정에서 전남 동부지역의 관광, 경제, 교육 등 지역 특성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여수지역발전협의회는 지역사회가 요구했던 비전과 핵심부서가 빠진 자의적인 조직 개편안에 실망감을 표시하였다. 전남 동부지역은 연간 약 2천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전남 최대 관광지이다. 그런데 관광과가 동부청사 문화융성국이 아니라 본청 관광체육국에 남았다. 철강, 정유 등 국가 기간산업과 연료전지, 수소연료, 우주항공 등 첨단미래산업이 자리한 전남 동부지역에 경제관련 국과 과가 배치되지 않았다. 우수한 중고등학교들과 23년 글로컬대학사업에 예비선정된 국립순천대학교가 동부지역에 있다. 그런데 교육과 대학을 담당하는 희망인재교육학과가 지난 4월에 동부청사로 오기로 했다가 본청 자치행정국에 그대로 남았다.

동부청사가 전남도청 무안 이전 18년만에 개청된 것은 환영할 만일이다. 김영록도지사를 비롯한 관련 공무원들의 수고에 감사드린다. 그러나 동부청사가 전남동부지역과 전남의 균형발전에 실질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역 여론을 반영하여 조직규모를 키우고 지역특성을 반영한 조직개편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 벌써 비좁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동부청사 확장방안도 일찍 시작할 필요가 있다. 또한 아무리 청사가 비좁다해도 동부지역 주민들과 소통창구인 언론 브리핑룸을 배제해서는 안된다. 동부청사 개청 이후에 지역민의 여론을 수합하여 동부청사의 지역특성을 반영한 전략적 발전 방안을 하루빨리 마련하기를 기대한다.

강성호 국립순천대 인문학술원장
강성호 국립순천대 인문학술원장

 

저작권자 © 순천광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