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교사 관련 이슈들을 접하고 내가 느끼는 감정은 복잡하다. 선생님들의 절망에 공감하면서도, 다양한 주체들이 함께하는 공간으로 변모해 나가던 학교가 또다시 외부에 빗장을 잠그게 되는 건 아닌지 걱정되기 때문이다. 잘못한 사람은 명백하다. 교사의 행동이나 판단에 과도한 보상이나 처벌을 원하면서 집요하게 괴롭히는 일부 학부모, 자신의 자리를 위해 모든 책임을 담임교사에게 돌리고 팔짱 끼고 있는 일부 관리자와 교육청이 이 사태의 주범이다.

복잡한 법 개정이나 시스템의 구축보다 더 쉬운 해결책은 교사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기존의 학교 문화를 혁파하고, 일부 학부모의 악성 민원에 관리자와 교육청이 단호하게 대응하는 것이다. 더는 교사가 혼자 많은 민원을 상대하게 두지 않는 것이다. 이 해결책은 관리자와 교육청 본연의 임무이기도 하다. 선생님들이 교육활동에 전념하게 지원하는 것이 그들의 역할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 쏟아지는 해결책을 보면 교사와 학부모를 차단하여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만드는 방향으로 수렴하고 있다. 교사와 학부모의 직접 통화를 금지하고 민원게시판을 만드는 등 학부모와 교사의 소통을 차단해 문제의 소지를 최소화하려는 정책들이 대부분이다.

물론 학부모가 교사에게 불편할 때도 있다. 하지만 사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학부모와 교사가 힘을 합쳐야 한다. 근본적인 원인은 다양한 상황이 벌어지는 교실에서 교사 혼자만이 오롯이 판단하고 행동하며 책임지는 교실 문화에 있기 때문이다.

교실은 외부인의 간섭을 배제하는 곳이다. (심지어 동료 교사까지도) 이러한 문화는 교사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보장하기도 하지만 그 안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교사가 모두 책임져야 하는 고립된 구조이기도 하다. 학생 개개인에게 맞는 교육과 생활지도가 요구되는 요즘 학교 현장에서, 진상 학부모 문제가 없어도 교사는 온갖 책임들로 탈진할 지경이다. 교사가 짊어진 많은 책임을 교사 혼자가 아닌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나누는 것이 학교가 가진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학교는 1수업 2교사제, 학습보조 도우미제 등을 시행하여 인력을 적극적으로 추가 투입해야 한다. 학부모도 교사에게 책임만 요구하는 고객이 아니라, 교사의 교육과정을 함께 돕고 책임을 나누는 사이가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학교와 교사는 학부모와의 신뢰 구축을 위해 연수나 간담회를 개최하고 학교 교육과정에 학부모를 적극적으로 참여시켜야 한다. 학부모는 내 아이가 행복하려면 아이 주변 사람들이 행복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우리의 아이로 키우기 위한 마음을 내고 행동해야 한다. 교사와 학부모가 교실이라는 전쟁터에서 서로 등을 기댄 동지가 될 수 있길 바란다.

이만옥 송산초 교사
이만옥 송산초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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