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시리즈-정치 인터뷰

프란치스코 교황은“정치는 가장 높은 형태의 자선”이라고 말했다. 정치가 공공의 선에 봉사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시민들은“정치에 관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향후 광장신문 지면에서‘공공의 선’을 위해 일하는 정치를 위해 시민들과 정치인이 수시로 소통할 수 있기를 기대하며 ‘정치 인터뷰’지면을 기획했다.

 

 


지금 우리 사회의 온갖 생활현장에는 어처구니 없는 일들이 끝도없이 벌어지고 있다. 매일같이 불거지는 이런 골치아픈 문제들이 해결되려면 결국은 정치가 큰 테두리에서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해주어야 되는데 오히려 문제를 양산해 내는 집단처럼 보인다. 어디에도 시원한 출구가 보이지 않는 지점이다. 이러한 시절에도 생활현장에서 벌어지는 문제에 귀 기울이며 정치의 변화에 기대를 걸고 움직이는 사람이 있다. 사람 좋은 미소를 띠고 순천 현안 문제와 관련해 별의 별일을 다하고 사는 교육공동체시민회의 김효승 상임대표를 만났다.
 

역사 배운 사람으로 사회문제 무관심 할 수 없어

그에게는 대학 1학년과 고등학교 2학년, 중학교 3학년인 막내가 있다. 돈이 엄청 많이 들어가야 할 나이 대의 세 아이를 키우면서도 세상 돌아가는 일에 무심 하지 않는 삶을 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아침 출근길에는 국정원 대선 불법 개입을 규탄하며 거리에서 피켓을 들고 저녁에는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해 촛불을 들며 바쁜 일상을 사는 그는 도대체 뭘 먹고 살지 궁금했다.

먹고사는 일은 풍족하지 않지만 역사를 전공한 사람으로 사회문제에 무심할 수 없었다는 것이 그의 답변이다. 정의로운 사회는 마음으로 바란다고 오지 않고 다만 “시민들의 피를 먹고 자란다”는 토머슨 제퍼슨의 말에 동의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어지러운 시국 탓에 시국회의 공동대표를 역임하며 하루가 멀다하고 집회현장에 있었던 김 대표의 실제 직업은 태양광 발전 사업이다.

환경문제, 교육문제, 지역 현안 문제에 대해 방송국에서 인터뷰 요청을 하고 사람들 앞에 나서서 발언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공부하느라 늘 ‘용량초과’ 상태임을 느낀다는데도 그런 일을 피하지 않는다. 일상이 고단하지만 생동감있게 살아가는 그에게는 하늘의 도움 또한 함께 하는 듯 짬짬이 약간의 농사를 짓고, 나무도 가꾸며 자연으로부터 위로와 힘을 얻어 살아내고 있다. 

교육공동체시민회의 김효승 대표


나무를 세워줄 때 득도하는 기분

다양한 일들 사이에서 매일 매일이 분주한 김효승 대표에게 “어떤 일을 할 때 행복한가?” 여쭈었다. “숲속에서 나무가 잘 자랄수 있도록 가지치고 간벌 할 때 아주 기분이 좋다. 득도하는 기분이다. 산에서 나무를 돌보거나, 텃밭 농사를 지으며 새싹이 자라는 순간 희열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한때 입시학원 강사를 하다가 정비사 자격증을 따서 카센타, 정비 공장 일도 하면서 경제활동을 했던 그는 시민운동을 하고 싶은 마음에 태양광발전소 사업을 시작했다고 한다. 설치만 해놓고 관리하면 되는 태양광발전소 사업을 하면 시간이 여유로울 것 같아 욕심을 내서 일을 벌였다. 대안 에너지를 만드는 보람된 일이면서도 돈도 되겠다고 판단한 것이다.

정부는 산업용이 비싸면 국가 경쟁력이 낙후된다며 산업용 전기를 가장 싸게 매기고 있다. 제철.제강 사업에서 전력 피크타임 때 전기를 절약하면 그만큼의 보상을 한다. 대기업의 경우 업체당 그 댓가로 2~3000억 받는다. 제품에서 가격대비 전기세의 비중은 1%에 불과한데 그 손해를 전부 국민 세금으로 메꾸면서 전기밥통, 커피포트, 전력기구 등을 계속 만들어 내도록 조장하고 있다. 국가와 가정에서 절약할 수 있는 패턴을 만드는 것은 당연한 일임에도 한전은 전기제품을 구매할걸로 예측하고 전력 예비율을 2~30% 해야한다며 발전소를 계속 짓고 있는 현실이다. 그러면서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어떠니 하며 광고를 하고 시민들에게는 에어컨을 켜고 상점 문을 열면 범칙금까지 매기며 공포 분위기를 조장한다. 전기 아끼자는데 할 말은 없지만 정부에서 하는 일을 보면 헛웃음이 안나올 수가 없다. 정치라는 것이 실제로는 기득권 세력의 이익에 봉사하는 것 말고는 하는 일이 전혀 없다는 것을 나날이 확인한다.

그의 주장은 간단하게 두가지로 요약된다. 첫째가 절약이고 둘째는 전력도 국가 전략산업이니 자가발전 시설을 70% 올리자는 것이다. 석유, 석탄, 원자력이 끊겨 버리는 상황에 대비해 전력 자급율 높여야 하고 동시에 핵발전소 밀집도가 최고로 높은 한국사회의 현실을 생각할 때 안전을 위해 핵발전소는 더 이상 지어서는 안될뿐더러 30년 이상 된 노후 핵발전소 가동을 중지해야 한다. 그러면서 점진적으로 대체 에너지를 확보하고 독일처럼 모든 핵발전소 가동을 멈추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교육공동체시민회의가 해 온 일들

그가 대표로 있는 교육공동체시민회의는 김대중 정권 시절 전국의 교육공동체 관련 지침으로 순천지역에서 활동하던 전교조 박두규 교사, 정규채 교사, 순천대 최규상 교수, 정용철 교수, 시민사회 위계룡 원장 등이 여러 사람들이 힘을 모아 만들었고 그 후 고교 평준화 운동과 청소년 축제를 진행해 왔다. 남승룡 마라톤 대회를 시작하고 여순항쟁비를 세우기도 했고 교복공동구매운동을 14년 째 하며 대기업의 교복값을 싸게 하기도 했다.

그간의 활동을 들으며 “상위권 학생들이 외부로 빠져나가는 것이 심각하다. 고교평준화는 잘못되었다는 지적이 많다.”는 질문을 던졌다. 그는 질문에 단호하게 말했다. “중요한 것은 학생의 자존감이다. 공부를 잘하건 못하건 사회에 나오면 어떻게든 살아간다. 대학평준화 이야기하는 마당에 고등학교 평준화, 비평준화 논의는 잘잘못을 따질 일이 아니다. 외부로 나가는 것이 입시에 유리하다고 생각하기에 가는 것이다.”

교육공동체 시민회의는 1월에 진행되는 연수회에서 2015년 계획을 확정해 교육문제에 대응할 계획이라고 한다. 김효승 대표는 개인적으로 “보충수업, 야간자율학습을 학부모, 교사의 눈치 안보고 학교가 자발적으로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입시제도가 바뀌지 않는한 보충수업, 야간자율학습 문제는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제자리 걸음인 것을 보면 인간의 역사가 진화하고 있는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는 심정이 되었다. 교육 현장에서 여전히 그런 갈등으로 고민하고 있는 교사와 논쟁이 시작됐다. “입시제도가 바뀌지 않고는 실현불가능하다”는 것이다. 30분 넘는 농쟁을 거쳐 “보충수업, 야간자율학습 폐지는 전국의 모든 학교에서 다 같이 해야 실현가능하다.”고 결론을 맺었다.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권유할 말씀이 있는지?” 여쭈었다. 그는 “순천에 선거가 2년마다 있어서 선거 과정에서 내편 니편이 갈라지는데 서로 다르다는 것을 편하게 인정해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치와 생활, 시민운동은 한 몸이라고 생각하고 지역에 큰 문제 있으면 어깨걸고 생활정치를 풍성하게 해야 내 세금이 허투루 쓰여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암만봐도 부지런한 김효승 대표는 어린 시절의 기억처럼 어른이 된 지금도 여전히 같은 모습으로 살고있는 듯 보였다. 손재주가 좋은 아버지가 만들어준 지게로 거름을 져 나르며 일을 하고 거름에서 나오는 지렁이를 만지면서 놀았던 어린시절, 그 시절의 추억처럼 그의 중년 또한 그래보였다. 태양광 발전소 사업과 각종 사회활동, 동시에 텃밭을 일구고 산에 나무도 가꾸며 일과 놀이, 사회적 책임 사이를 오가며.
 

 

저작권자 © 순천광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