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순환의 연속이다. 순천시 쓰레기처리장 최적후보지로 선정된 해룡면 마산마을 주민들이 지난주부터 순천시청 앞에서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지난 21년에 후보지 선정을 놓고 월등면 월계마을 주민이 들고 일어선 상황과 똑같다.

쓰레기처리장에 대한 주민의 반목과 여론은 시가 고려해야 할 최우선 순위다. 그런데도 시는 이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우선 공공자원화시설 후보지에 대한 연구용역 결과가 발표되기도 전에 순천시는 지난달 22일 연향들이 최적후보지로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선정 이유나 근거 등 관련 문서도 공개하지 않은 채 말이다. 이에 대해 지난번 월등면을 쓰레기처리장 후보지 제1순위로 선정한 입지선정위원회의 위원 구성이 불합리하다는 점을 내세워 반대한 상황을 피하기 위해 용역결과 공개 전에 미리 발표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마산마을 주민 30여 명은 24일 순천시청 앞에서 농성을 벌이면서 입지선정위원회의 회의록을 보여달라고 주장했다. 그만큼 회의록의 공개는 주민을 설득하는데 중요하다. 시는 너무나 성급한 최적후보지 공개를 발표한 것이다. 용역결과도 언제 공개될지 모르는 실정이다.

노관규 시장은 5일 주민들이 요청한 면담을 받아들였으나 주민들이 제시한 질문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24일 현재까지도 아직 노 시장의 시원한 답변은 나오지 않고 있다. 어차피 쓰레기처리장이 설치되는 연향들 인근 주민들에 대한 설득이 당연한 수순인데도 시가 전혀 준비하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용역 결과가 발표된 이후 주민 설명회와 공청회가 오는 9월에 열릴 예정인 점을 감안한다면 주민들이 요청한 면담자리에서 순천시는 보다 적극적으로 주민을 설득하고 이들의 의견을 대폭 받아들이는 자세를 취했어야 했다.

시민들은 쓰레기처리장 설치에 대해 모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오는 2030년 이후에 쓰레기 매립이 금지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연향들 후보지 선정에 대한 찬반 양론이 팽팽한 분위기도 이를 뒷받침한다. 지난 월등면 선정 때와는 달라진 징후다.

순천시가 좀 더 세밀하게 그리고 적극적으로 주민에 대한 설득에 나서야 한다. 이들이 요구하는 의견을 들을 자세를 갖춰야 한다. 그동안 주민들과 각계 인사들에게 견학시킨 하남시유니언파크 (쓰레기처리장)의 경우 하남시는 주민들을 어떻게 설득하고 관철시켰는가에 대해 순천시는 짚어보고 충분히 숙지하고 있으리라 짐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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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정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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