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심을 잊게 한다고 해서 망우초(忘憂草) 라고 하며 봄에는 넘나물이라는 맛있는 나물로 먹을 수 있다.

중국에서는 어머니를 상징하는 꽃으로 꽃봉오리 때부터 마음을 모아 바라보면 아들을 낳는다는 속설로 꽃말은 기다림이다.

 

원추리

 

이 윤 숙

 

여름을 밝혀야 하는 의무를 띠고

이 땅에 태어났다

 

무성한 수풀사이 고개 내밀고 올라와서

환하게 꽃등을 켜보지만

모든 일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는 법

 

댕댕이덩굴 부대는 어디서 기어들었는지

곧게 세운 줄기마다 뱅뱅 돌아 다닥다닥

 

계요등 줄기도 끼어들고

여우콩 줄기도 끼어들고

이를 어째?

 

허나 고민도 잠시

이해하며 노력하면서

뿌여 텁텁하게 여름을 마치는 날까지

이 땅을 밝히는 의무로 이어질 것이다

 

저작권자 © 순천광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