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시가 순천시 폐기물처리(자원화)시설부지로 연향들을 선정하면서 말이 많다. 비판 의견은 시민여론을 수렴하는 절차가 없었다는 것과 연향들의 위치가 순천만국가정원과 도심에 근접해 있어 부적합하고 해당 지역은 금싸라기 땅으로 다른 시설들이 들어서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에 순천시는 법적 절차대로 적법하게 선정했다는 입장이다.

필자는 201610월부터 201810월까지 광주광역시의회 환경복지위원회 전문위원으로 일한 바 있다. 당시 필자는 광주광역시의 환경정책 중 폐기물 자원화정책(쓰레기 매립장, 하수처리 및 자원화, SRF시설, 상무소각장 폐쇄에 따른 문제, 폐기물 소각시설, 지역난방 등)에 대해 특별한 관심이 있었고 문제해결을 위해 연구하고 공부했었다. 그 중 상무소각장의 설치와 주민과의 갈등, 소각장 폐쇄, 폐쇄에 따른 비용 부담 등은 모든 지자체가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지점이 있다.

상무소각장은 ’96.8.2에 설치승인을 받아 ’00.9에 준공(사업비 743억원)하였고, 소각장 폐쇄를 요구하는 주민반발을 수용하여 ’16.12.31에 가동을 중단하였다. 중단에 따라 광주광역시는 상무소각장 열원으로 26개 기관 온수공급을 했던 것을 LNG 연료로 온수공급을 대체하고 있는데, 2022년까지 매년 연료비 21~26억원의 예산을 쓰고 있다. , 폐쇄된 시설부지 개발을 두고 인근 주민과 광주광역시의 갈등은 계속되고 있으며, 최근 ’22.11에 주민들은 광주시에 환경개선부담금 80억원 반환과 난방비 손실액 400억원 지급을 요구하는 등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이러한 갈등의 출발은 광주광역시가 소각장을 추진하면서 후보지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히자 당시 개발 예정지역인 상무지구에 급히 추진하면서 발생한 측면이 크다. 인근 주민이 수용할 만한 내용을 가지고 설득하는 대신 미개발지역을 손쉽게 추진한 것이다. 더구나 상무지구 아파트 분양과정에서 인근에 상무소각장이 설치된다는 것을 공개하지 않았다는 점이 주민들의 직접적인 반발요인이 되었다.

현재 광주광역시는 ‘2030년부터 생활쓰레기 직매립 금지정부정책에 따라 다시 소각장을 짓기 위해 공모에 들어갔다. 막대한 돈을 들여 상무소각장을 만들었다 폐쇄하고 다시 막대한 돈을 들여 소각장을 지으려 하고 있는 것이다.

상무소각장 문제에서 교훈을 삼아야 할 점은 소각장 시설은 항구적인 공공에너지원이라는 것이며, 자원순환의 관점에서 정책방향을 명확히 설정해야 한다는 것과 추진 과정에서 행정의 개방과 소통이다.

순천시 폐기물처리(자원화)시설의 위치 선정을 두고 논란이 많은 것은 이면에 여전히 혐오시설로 인식하는 측면이 큰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내가 사는 주변에 오는 것을 반대하고 도시 외곽에 설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일부는 이해관계에 따라 이런 측면을 부추기기 위해 의도적으로 쓰레기 매립장 대체시설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그 내용을 잘 알지 못하는 대부분의 시민들은 쓰레기 매립장 대체시설이라는 표현 자체만으로 거부감이 클 수밖에 없다. ‘순천시 폐기물처리(자원화)시설은 쓰레기 매립장 대체시설이 아니다. 소각시설이다. 정부정책을 정확히 표현하면 종량제 봉투에 담긴 생활폐기물 직매립을 금지하는 것이다. 소각하고 남은 재나 비가연성 쓰레기는 여전히 매립장에 매립하는 것이다. 그래서 쓰레기 매립장 대체시설은 괴담이다.

필자는 소각시설은 순천시 최대의 항구적인 공공에너지원이라 생각한다. 지역난방이 가능한 온수를 생산할 수 있고 전기를 생산할 수도 있다. 그래서 필수적으로 도심 외곽이 아닌 도심으로 들어와야 한다. 항구적으로 발생하는 에너지를 가장 적합하게 잘 사용하도록 설계해야 한다. 이 점에 있어 필자의 생각은 서민을 위한 에너지복지를 실현하는 데 쓰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평소 소신이다. 시설을 도심에 설치해야 한다는 순천시의 판단은 최근 환경정책 흐름과도 부합한 지극히 올바른 판단이다. , 시민들이 우려하는 악취와 다이옥신 등 유해물질 발생은 현재의 기술로 얼마든지 방어할 수 있다. 시설을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기회의 시설이 될 수 있다. 기회의 시설이 되게 하기 위해서는 그 시설에 대한 혜택이 고스란히 인근 주민에게 가도록 설계하는 것이다. 그 중 핵심은 인근 주택개발지역에 값싼 지역난방을 제공하는 것이며, 동시에 지하시설 위의 지상부지에 오로지 시민을 위한 문화·복지·체육시설 등 공공시설물로 채워야 하며, 충분한 공원을 확보하여 쾌적한 환경을 보장해야 한다는 점이다.

앞으로 만들어질 순천시 폐기물처리시설이 시민의 공감대와 함께 성공적으로 완공되기를 기대한다. 쓰레기를 얼마만큼 훌륭하게 자원화하여 시민들에게 혜택을 주고 쾌적한 환경을 유지할 수 있는지 전국에서 찾아오는 명품시설을 기대해 본다. 그 시설이 들어서서 살기 좋은 곳이 되고 주변 땅값이 오르고 집값이 오른다면 어느 주민이 반대하겠는가? 그 시설의 제일 옹호자가 인근 주민이 되도록 하는 것은 오로지 순천시가 어떻게 설계하고 공개와 소통의 행정을 펼치는가에 달려있을 것이다.

고재경
고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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